전기가 되려면…/김종수 도서출판 한울대표(굄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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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7-08 00:00
입력 1995-07-08 00:00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자서전이나 전기류가 인기가 없다.간혹 각계 스타들의 홍보성 전기가 눈에 띄긴 하지만 전기류라면 일단 인기가 없는 품목이다.
그동안 우리가 접했던 전기나 자서전이 객관성이나 역사성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한 인물의 자기 홍보에 치중되어 있어 일반인들이 식상해 하는 것은 아닐까.얼마전 월남전 당시 미국의 국방장관이던 맥나마라의 자서전이 미국 밖에서까지 크게 관심을 끈 적이 있다.자서전이야 어차피 얼마쯤은 자기 홍보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자신이 몸담았던 역사에 대한 회고와 검증이 실려 있기에 의미가 있는 것이다.그저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자랑이라면 누가 관심을 기울이겠는가.
전기라고 다를 바가 아니다.살아있는 사람이라면그 사람에 대해 비판적인 내용을 담은 전기는 거의 나오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고 이미 고인이 된 사람일지라도 후손들이 가만히 있지 않는다.한마디로 전기가 객관성을 추구하기보다는 인물홍보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미국의 트루먼이나 케네디에 대한 전기는 주목할 만한 것만 꼽더라도 수십종이 될 것이다.그러나 동시대를 살았던 이승만이나 박정희 혹은 여운형이나 김일성에 대한 전기 중에 역사적 엄밀함을 갖춘 전기가 과연 몇 종이나 될까.아니 있기나 한 것일까.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역사에 대한 객관적 자세,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내보이려는 자세,나아가 자기 자신에게 비판적인 입장이라도 기꺼이 수용하려는 자세가 있어야 자서전이나 전기가 발달할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이것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문화의 한 구석임에 틀림없다.
1995-07-0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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