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대한 신뢰/김종수 출판인·도서출판 한울대표(굄돌)
기자
수정 1995-06-17 00:00
입력 1995-06-17 00:00
어쩌면 이것은 당연스러운 과정인지도 모른다.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의 출판문화 혹은 독서문화에는 또다른 측면에서 책에 대한 신뢰의 상실이라는 우려할 만한 조짐이 보이고 있다.지난 수년간 우리나라의 베스트셀러는 한마디로 일확천금의 돈방석이었고 저자이건 출판사건 일확천금을 노린 「투기」가 성행하였다.
좋은 책을 많은 사람이 찾고 그래서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여기에 시비를 건다면 괜한 트집이라고 할지도 모른다.그런데 만약 베스트셀러라니까 책을 사본 많은 사람들이 그 책에 대해 실망하고 그래서 더이상 베스트셀러를 찾지 않고 광고도 신뢰하지 않고 나아가 책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된다면 이것이 문제인 것이다.
책은 그 사회에서 가장 신뢰받는 지식과 정보의 제공자여야 한다.신속하지만 일회성으로 끝나는 언론 매체에 비해 책이 갖는 가장 큰 장점은 한번 활자화된 것이 오랜동안 사회에서 유통되면서 검증된다는 점일 것이다.그러나 책을 내는 사람이나 책을 읽는 사람들이 모두 일과성 유행에 휩쓸려든다면 책은 스스로의 장점을 포기하는 것이 된다.
책을 내는 사람들은 얼마나 그 책에 신뢰감을 담아내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또한 대형서점을 위주로한 시장에서 무차별적으로 떠오르고 지는 베스트셀러를 사전에 한번 쯤 걸러내는 작업이 필요하다.즉 상품의 질을 평가해야 한다.이것은 언론의 몫이다.단순한 홍보성 책소개가 아닌 평가가 담긴 책에 대한 기사가 절실하다.
1995-06-17 1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