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허울뒤의 김심/진경호 정치부 기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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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4-23 00:00
입력 1995-04-23 00:00
한 의원으로부터 확답을 얻지 못하자 21일에는 박지원 민주당대변인을 불러 이같은 뜻을 한의원에게 재차 전하도록 했다고 한다.이 사실이 동교동계 가신그룹에 전해지자 이들은 일제히 『김이사장의 뜻을 존중한다』면서 오랜 동료인 한의원에게 등을 돌렸다는 얘기도 들린다.이에 발맞춰 동교동계는 권노갑 부총재를 중심으로 농촌문제전문가인 김성훈 교수를 옹립하고 나섰다.
일련의 이같은 움직임이 뜻하는 것은 무엇일까.우선 민주당이 자랑거리로 내세우는 자유경선이란 것이 실제로는 내부조정을 거친 정치쇼에 불과한 것임을 입증한다.비록 모든 경선이 그런 것은 아닐지라도 말이다.
또 하나 중요한 대목은 당내문제에 개입하지 않겠다던 김 이사장의 다짐이 깨졌음을 뜻한다.김 이사장은 지난 16일 일본방문 직후 『어떤 일이 있어도 당내 경선과정에는 간여하지 않겠다』고 한 말을 불과 일주일도 못돼 뒤집은 셈이다.김 이사장의 측근은 이를 두고 『출사표를 던진 한 의원과 허경만 의원의 과열경쟁이 전남지역 의원의 내분으로까지 확대돼 「부득이 비난을 무릅쓰고」 교통정리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비서출신이므로 한의원에 대한 만류는 양해될 수도 있는 게 아니냐』고까지 덧붙이니 혀를 내두르게 된다.
김 이사장이 우려하는 「집안의 분란」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모르나 이는 기본적으로 입후보자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정계를 은퇴했다는 원로가 원격조정할 수 있는 경선이라면 이는 진정한 자유경쟁이 될 수 없다.
당내 일각에서는 동교동계가 후보로 전격영입한 김성훈 교수를 두고 『그가 도대체 누구냐』고 묻는다고 한다.그의 자격을 문제삼는 것은 아니다.다만 호남에서는 누구를 내세워도 당선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김심」,그리고 동교동계의 자만을 겨냥한 안타까움의 표출인 것이다.<진경호 기자>
1995-04-2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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