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지금이 왜 난국이란 말이냐/측근들이말하는 대통령의 시국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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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4-23 00:00
입력 1995-04-23 00:00
◎엔고·경제·경수로대처 시급한 과젠데…/선거 둘러싼 정치권 호들갑에 불쾌감

무엇이 난국인가.우리 정치권이 매끄럽게 굴러가지 못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그런데 왜 최근의 정치권,특히 민자당의 내부사정을 놓고 일각에선 정국 전체가 「총체적 난국」인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가.

이것은 요즘 청와대 몇몇 수석비서관등 핵심관계자들이 던지는 의문이다.이들 핵심의 「신경세포」가 김영삼대통령과 닿아 있다고 볼 때 이같은 의구심은 김대통령의 심중을 적잖이 반영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청와대 핵심들이 전하는 김대통령의 현시국과 관련한 최대관심사는 두가지로 정리된다.

첫째는 「엔고현상」을 어떻게 슬기롭게 이용,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게 할 것이냐 하는 「고차원」적 문제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또 북한 경수로문제 등 남북한관계도 숙고에 숙고를 거듭하는 대상이다.사회 각 부분의 잘못된 관행을 고쳐나가는 개혁작업도 중요한 관심사라는 설명이다.

국내 정치문제는 경제·외교문제등 국정운영현안에 비해 한참뒤로 밀리는 사안이다.미국과 일본에서 가공할 테러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것도 신경이 크게 쓰이는 대목이라는 설명이다.우리 사회는 상당히 안정되어 있지만 이를 지속시키는 일이 주요과제로 떠올랐다.

정치권의 일부소란이 나라전체의 불안정으로 투영되는 것은 너무 정권 혹은 대권차원에서 상황을 보기 때문이라는 게 김대통령의 시각을 반영한 이들 핵심의 인식이다.

지방선거 뒤에는 야당 당적으로 당선된 단체장이라 할지라도 중앙정부와 협조하지 않으면 자치단체의 살림을 훌륭하게 수행하기 힘들 것이로 보고 있다.「대권신기루」에 의해 그것을 무시하는 「정치꾼」이 뽑힌다면 지방행정은 엉망이 되리라는 주장이다.

같은 맥락에서 김 대통령의 두번째 관심사는 6월 지방선거를 문자 그대로 「지방적」으로 치르는 문제인 것으로 측근들은 전한다.주민자치·생활자치를 실현하자는 취지의 지방선거를 대통령선거·국회의원총선처럼 정권의 앞날과 연결시켜 몰아가는 것은 뭔가를 착각하고 있는 정치권만의 기류라는 것이다.



김 대통령의 상황인식이이렇다면 급박한 새로운 해법이 나와야 할 이유가 없다.일부의 이탈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선거태세를 다져나가는 일은 이춘구 대표­김덕룡 총장체제의 몫이다.다소 어려움이 있더라도 당이 1차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지방선거결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물론 김대통령은 민자당의 총재다.「나몰라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당직자를 중심으로 하는 중진들을 면담하고 후보인선에 관심을 표시할 수 있다.하지만 그것이 정국운영의 기조를 바꾸는 것은 아니라고 청와대 핵심들은 설명한다.<이목희 기자>
1995-04-2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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