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날씨 따뜻… 관광에 최고다”/북미 45년만에 직접 통화
수정 1995-04-12 00:00
입력 1995-04-12 00:00
【뉴욕=나윤도 특파원】 태평양 건너와 평양이 한층 가까워졌다.비록 전화목소리를 통해서지만 미국의 동포들은 북한의 동포와 13자리의 전화번호만 누르면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즉시 대화가 가능해진 것이다.
미국과 평양간 직통전화가 지난 50년 미국의 대북한 경제 봉쇄조치로 금지돼온 이래 45년만에 10일 개설됨에 따라 어렵지 않게 기자와 통화를 한 평양의 한 여행사직원은 비교적 친절하게 통화에 응했다.또한 평양국제통신센터에 보낸 몇가지 사항을 묻는 팩스도 잘 들어갔다.
평양의 일반가정집 전화번호가 전혀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평양축전 관광단 모집관계로 전화번호가 대외적으로 알려져 있는 평양소재 조선국제여행사로 전화를 걸자 바로 통화할 수 있었다.
처음 전화를 받은 젊은 남자는 잠깐 기다리라며 이 여행사의 간부직원인 듯한 남자를 바꿨다.그는 자신의 이름은 밝히지 않고 몇가지 질문에 답한 뒤 구체적 질문에는 대답을 피하고 서둘러 끊었다.
통화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미국과의 직통전화가 새로 개통돼 이렇게 직접통화를 할 수 있어 반갑다.소리는 잘 들리는가.
▲잘 들린다.뭐가 새로운가,전에도 통화는 잘 됐잖은가.
요즈음 평양 날씨가 아주 좋지 않은가.
▲꽃이 흐드러지고 날씨가 따뜻해 관광하기는 최고다.
평양축전준비는 잘 돼가는가.
▲행사준비는 물론이고 호텔등 참관동포를 위한 시설도 준비를 거의 끝내가고 있다.
해외동포참관단은 어디에 투숙하게 되는가.호텔의 전화번호를 알려달라.
▲고려호텔·평양호텔·양광호텔등 여러군데 묵게 되는데 호텔전화번호는 지금 내가 갖고 있지 않다.
이번에 참관하러 오는 해외동포는 몇명이나 되는가.
▲아직까지 정확하게 계산되지 않았다.그러나 하도 많아 일감이 너무 쌓여서 우리가 매일 밤일을 해야 될 정도다.
평양축전의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은 무엇인가.
▲다른 일은 볼 것 없는가.다 봤으면 전화 놓겠다.
한편 북한에 이산가족을 두고 있는 뉴욕지역의 교포들은 북한과의 직통전화개통을 반가워하면서도 대부분의 북한가정에 전화가 없거나 있어도 번호를 몰라 애만 태웠다.
AT&T사측은 『북한측에서 전화번호안내를 해주지 않으므로 먼저 북한내의 전화번호를 알아야 통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에서 북한에 직통전화를 걸 수 있는 지역은 당분간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시·뉴저지주에서 북한의 평양에 전화를 걸 때만 가능하고 나머지 미국지역과 평양간의 직통전화는 오는 5월1일부터 가능하다고 AT&T사측은 밝혔다.
북한의 국가번호는 850이며 평양의 도시번호는 2,전화요금은 분당 2달러55센트로 결정됐다.
1995-04-1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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