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시대의 한국신문(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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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5-04-07 00:00
입력 1995-04-07 00:00
제39회를 맞는 올해 신문주간 표어는「세계를 읽는 신문 미래를 보는 국민」이다.오늘날 세계를 읽는다는 일은 진실로 절실하고 황급하다.변화의 속도는 빠르고 거대하다.디지털기술은 지금 세계차원의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산업구조를 뒤집고 있고 오래도록 익숙했던 삶의 양식과 많은 가치들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매체분야 변화는 더욱 그렇다.영상시대가 열리면서 문자매체의 위축이 현실화되고 있다.그러나 신문의 지위와 역할은 그렇지 않다.오히려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데 이견이 없다.컴퓨터네트워크가 만들어내는 정보사회란 개인을 개별화 시키면서 기능적으로만 연결하는 가상공동체다.따라서 의식의 공동체가 다시 중요해지고 있고 이 일을 수행할 수 있는 매체가 신문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신문은 구시대적 표현으로 계몽적인 사회의 목탁차원에 있지 않다.변화의 흐름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으면서 새롭게 필요한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신중하고 확고하게 정리하여 제안하는 창조적 지혜의 매체가 되어야할 책임을 갖고있는 것이다.신문의 역량은 따라서 어느 때보다 더 깊은 통찰력과 전문성을 가져야 하게 된 것이다.

이 점에서 오늘의 한국신문은 심각하게 자성해야할 너무 많은 취약점을 갖고 있다.일차원적 보도에 있어서도 사건을 단편화하며,무리를 지어 비슷한 기사를 주고 받는식의 보도,미친듯 보도하다 어느 순간 뚝 그치는 식의 보도나 하고,내용의 타당성보다 뉴스원만 신주처럼 모시는 형식적 객관주의에 빠져 있다는 것이 요즘 신문에 대한 독자들의 지적이다.뿐만아니라 모든 분야가 질의 경쟁에 나서고 있음에도 실속 없이 지면만 늘리는 양의 경쟁에 매달려 있는 것도 오늘의 우리 신문이다.

이 수준으로 핵심적 사회세력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 할 수 있을지 반성을 해야한다.경쟁은 오로지 독자를 위한 질적 승부에만 있어야 한다.국민이 미래를 보는 일 역시 신문이 어떻게 미래를 파악하느냐에 달려 있다.이것이 신문의 세계화다.
1995-04-0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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