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진입의 조건(사설)
수정 1995-03-27 00:00
입력 1995-03-27 00:00
이른바 「프라이빗 멤버스 클럽」에 비유되는 OECD의 가입은 거기서 얻는 이점도 많지만 거기 따르는 책임 또한 크다.없다는 핑계로 아무렇게나 살던 시절과는 달리 비용도 분담해야 하고 행동도 걸맞게 교양을 지켜야 한다.한번 들어가기만 하면 그 지위와 자격이 저절로 유지되는 것도 아니어서 노력을 해야 한다.지금의 가입기회를 놓쳐서도 안된다.가입한 뒤에라도 쫓아가지 못하면 탈락할 수도 있다.
어쨌든 60년대까지 최빈국으로 있던 나라가 이 대열에 진입한 나라는 일본을 제외하고는 한국이 처음이라고 한다.그래서 세계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남들이 만든 질서와 규칙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것을 만드는 나라군에 듦으로서 얻고 누리는 것이 많을 수 있는 것이다.그것은 경제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과대평가된 거품현상,내용의 빈곤이 투명하게 드러나 감당하기 벅찬 책무만 늘어날 수도 있다.이점만 챙기고 책임은 외면하다가 도덕적으로 파탄된 나라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받기만 하는 체질을 극복하고 이제는 남에게 베푸는 체질도 갖춰야 한다.인류를 위해 창의적인 공헌도 할 수 있어야 하고 국제 교양에 벗어나지 않는 상당한 수준의 문화국이기도 해야 하는것이다.
대장간시대의 의식과 첨단과학시대의 의식이 공존하는 우리의 의식의 후진성을 생각하면 적이 걱정도 된다.4천5백만 국민 모두가 고품질의 시민이 되는 노력이 따르지 않으면 이 모처럼의 기회는 살릴 수가 없다.아직은 너무 허한 우리의 속을 꽉꽉 채우는 일을 지금부터 서두르지 않으면 안된다.
1995-03-2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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