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대시기 대립 심화/최고위 회의 「조기8월론」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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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12-27 00:00
입력 1994-12-27 00:00
민주당의 「뜨거운 감자」인 전당대회문제가 마침내 도마위에 올랐다.26일 상오의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그동안 물밑을 맴돌던 전당대회 문제가 공식 거론됐다.그리고 회의가 5시간이나 걸렸지만 결론은 없었다.개최시기를 놓고 9명의 최고위원이 6대3으로 나뉜 현실만 확인했을 뿐이다.
지방선거후 즉 내년 8월에 열자는 쪽에 김원기·권노갑·유준상·한광옥·노무현·조세형 최고위원등이 섰다.이에맞서 내년 2∼3월에 열어야 한다는 주장은 이기택대표와 신순범·이부영최고위원이 폈다.
먼저 선거전 전당대회를 주장한 소수파는 선거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이부영최고위원은 『비효율적인 9인 체제로는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다』면서 전당대회로 지도부의 권한을 강화하자고 주장했다.이대표는 당원의 뜻을 강조했다.『당원들이 전당대회를 통해 9인체제를 청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비주류 김상현고문의 측근인 신순범최고위원도선거후에는 각종 선거소송 때문에 전당대회가 어렵다고 조기개최를 요구했다.
동교동계등 전당대회 연기론자들은 『선거전에 대회를 치르면 엄청난 혼란을 일으킬 뿐』이라면서 극력 반대했다.한광옥최고위원은 『시간적으로 무리』라고 주장했다.김원기·조세형최고위원은 『공천권 문제가 제기돼 난장판이 될 소지가 크다』고 우려했다.권로갑최고위원은 『민자당의 2월 전당대회는 요식행위에 불과할 뿐』이라면서 『민주당이 이에 말릴 이유가 없다』고 선거후 개최를 고집했다.
이날 논의의 쟁점은 언뜻 전당대회를 언제 치르는 것이 지방선거에 유리한가에 모아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그 바닥에는 공천권 행사와 당권장악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깔려 있다.
전당대회로 자칫 공천권 행사에 타격을 입을 지 모른다는 우려가 「8월 개최론자」,특히 동교동계에 강하게 깔려 있다는 게 주변의 풀이다.반면 전당대회를 서두르고 있는 이대표는 지방선거후 당내 최대주주인 동교동계로부터 「용도폐기」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강하다.「차라리 지금 매를맞는 것이 낫다」는 생각인 것이다.
이날 회의는 최고위원들이 저마다 힘겨운 줄다리기를 앞두고 몸을 푼 정도다.싸움은 이제부터다.누가 오래 버티느냐의 체력싸움에 승패가 달렸다는 유준상최고위원의 말도 틀리지 않아 보인다.시간을 끌수록 유리하다는 생각에 동교동계는 긴 싸움을 바라고 있다.그러나 이대표 역시 느긋하다.끝내 안될 때는 대표직을 던지면 그만이라는 생각이라는 것이다.서로의 버티기는 다음달 중순 민자당이 지구당개편대회에 들어갈 때쯤 끝날 것으로 보인다.그 사이 양쪽이 어떤 물밑 흥정을 이루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진경호기자>
1994-12-2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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