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 10부제/김우택 한림대 경제학과교수(굄돌)
기자
수정 1994-12-23 00:00
입력 1994-12-23 00:00
그러나 나에게는 비합리적이고 이해하기 힘든 제도가 바로 10부제이다.10대 중 한대는 사용치 않고 세워둘 양이면 애당초 만들지를 말았어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다.귀중한 자원과 노력과 시간을 들여 세워둘 자동차를 생산한다는 것은 이만 저만한 낭비가 아니다.
물론 10부제의 논리는 생산한 것을 모두 사용하여 생기는 교통혼잡의 사회적 비용이 너무나 커서 사용 안하는 것만 못하게 되었으니 어쩌겠느냐일 것이다.그렇다면 기왕에 생산한 차는 그렇다 치더라도 지금도 자동차 공장의 생산라인에서는 계속해서 차가 굴러나와 새 등록번호를 달고 서울 시내로 들어오는데 이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이같은 비효율성에도 불구하고 자가용 10부제가 호응을 얻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이 제도가 갖는 외견상의 공평성 때문인듯 하다.누구나 열흘에 한번씩 차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공평성은 사실상 우리 사회의 도처에서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는 획일적 평등주의에 지나지 않는다.자가용 사용 필요성의 정도가 같지 않은 사람들에게 똑같이 사용제한을 하는 것은 결코 공평한 것은 아니다.공평하지도 효율적이지도 못한 제도를 단지 시행하기 쉽다는 이유 때문에 채택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희소한 서울의 도로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억제하려는 시도는 좋으나,보다 경제학 교과서의 가르침에 충실하자면,그 방법이 시장원리에 충실한 가격유인이어야 한다.그것만이 효율성을 보장해 줄 것이다.그러나 공급측면도 잊지말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1994-12-23 1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