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민당 파벌 해체 “난관”/「정개법」 통과이후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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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11-25 00:00
입력 1994-11-25 00:00
일본은 정치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지난 21일에는 소선거구분할법등 정치개혁관련 법안 3건이 통과돼 일단 제도적 틀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정치개혁은 그러나 제도를 마련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관행과 뿌리가 바뀌어야 한다.그동안 도마위에 오른 관행들은 금권정치와 파벌정치다.이것들이 얼마만큼 해소되느냐가 문제다.
파벌정치라고 하면 그 어느 당보다도 우선 자민당을 꼽지 않을 수 없다.지난 55년이후 만년여당이던 자민당의 파벌은 정책보다는 인간관계를 중심으로 엮어졌다.특히 지연과 친분으로 맺어져 정치자금을 모금·배분하고 각료 및 당직을 배분하는 이익공유집단이었다.당 속의 당이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역시 그 속은 검었다.
파벌에 쏠리는 국민의 비판적 시선을 자민당도 잘 알고 있다.게다가 이제는 국민의 세금으로 마련된 국고가 정당에 보조되기 시작한다.파벌활동을 할 명목이 없어진 것이다.이 때문에 자민당 당개혁본부(본부장 시오카와마사주로 의원)는 지난 8월 당의 체질개선을 위해 파벌을 해체할 것을 요청했고 그 방법의 하나로 연내에 파벌사무실을 폐쇄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정치개혁의 본격적인 깃발이 오른 지 불과 3일만에 자민당의 파벌해체는 완강한 저항에 부딪치고 있다.고노 총재가 소속된 미야자와파에서조차 한 간부는 『정치자금이나 자리배분등 파벌의 폐해는 이미 해소됐다』면서 파벌해체가 웬말이냐는 표정.외상을 지낸 와타나베파의 한 간부도 『당에 활력을 불어넣던 파벌의 효용까지 부정해서는 안된다』고 강력히 저항하고 나섰다.
사정이 여의치 않게 돌아가자 시오카와 본부장은 각 파벌의 영수들과 개별회담을 갖고 파벌을 정책집단화해 파벌의 사무실은 폐쇄하고 새로운 정책사무실로 이전하는 미봉책을 제시.
그러나 각 파벌들은 이 정도의 완화된 제안에도 요지부동.미쓰즈카파의 오가와 부회장은 『이전하자면 보증금·사례금등 비용이 많이 든다.게다가 지금 사무실만큼 임대료가 싼 사무실을 구하기도 어렵다』며 사무실이전마저도 반대하고 있다.이 때문에사무실이전계획도 실행이 중단된 상태다.
고심끝에 시오카와 본부장은 파벌총회를 열어 문제를 논의하자고 24일 제의했다.반공개된 자리에서 명분으로 밀어붙여보겠다는 생각이지만 결과는 어떨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또 고노 총재도 이날 파벌영수들과 회담을 갖고 파벌해체와 사무실이전을 요청했지만 파벌의 뿌리가 짧은 시간안에 제거되기는 아무래도 쉽지 않을 것 같다.<도쿄=강석진특파원>
1994-11-25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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