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제한 개혁→대폭 개혁→쇠퇴→붕괴
수정 1994-11-16 00:00
입력 1994-11-16 00:00
외교안보연구원과 미국의 브루킹스연구소가 15일 개최한 동북아 안보에 관한 학술회의에서는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의 양성철교수와 해리 하딩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북한체제의 장·단기적 변화와 관련한 시나리오를 발표,눈길을 끌었다.
먼저 양성철교수는 김일성사후 등장하는 최고지도자는 단기적으로 ▲실권자 또는 상징적 존재로서의 김정일 ▲노동당 또는 정무원의 실력자 ▲군부 실력자 ▲체제개혁형 지도자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양교수는 이 가운데 누가 등장할 것인가는 북한의 내부 상황과 직결돼 있다고 진단하고 김일성사후의 권력투쟁이 집권 지도층 안에 국한되면 김정일이나 노동당 또는 정무원 실력자가,인민 소요나 봉기가 일어날 경우 군이나 개혁지도자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교수는 또 김일성 사후 북한의 대내외 정책 노선은 ▲현체제 유지,고수 ▲현체제 개혁,개방 ▲현체제 대체,변혁 등 세가지가 가능하지만 현재로서는 유지,고수하면서 개혁,개방으로 갈 것으로 내다봤다.
양교수는 남한의 북한정책은 ▲대결,봉쇄접근 ▲제한적 개입 ▲적극적 포용,접근 등 세가지로 예상하고 현재로서는 제한적 개입에서 적극적 포용으로 가는 단계라고 말했다.양교수는 그러나 『북한의 정책노선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적극적 포용은 성급하며 불필요한 착오나 실수를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계했다.
해리 하딩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북한의 미래는 ▲제한된 개혁 ▲보다 광범위한 개혁 ▲쇠퇴 ▲붕괴 등 네가지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내다봤다.
하딩은 이 네가지 시나리오가 상호 연관돼 제한적 개혁은 보다 광범위한 개혁의 길을 열어줄 수도 있고,개혁이 성공하지 못하면 정치,경제적 쇠퇴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했다.또 쇠퇴가 심할 경우에는 정치적 붕괴를 야기할 수도 있으며 더 나아가 정치적 붕괴는 한반도의 통일을 초래하거나 북한에서 개혁에 전념하는 새로운 정권이 창출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하딩은일단 북한이 먼저 제한된 경제 개혁프로그램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그러나 1∼2년이 지나면 김일성의 유산에 대한 충성이 약해지며 보다 철저한 개혁을 채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딩은 그 이후 경제가 활성화되고 정치개혁이 수반된다면 북한정권은 생존할 수 있으며,번영까지도 가능하다고 예상했다.그러나 경제적 활력을 회복하는데 실패한다면 정권은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핵심적인 문제는 붕괴과정이 얼마나 폭력적인가,붕괴로 인한 피해가 얼마나 빨리 치유될 수 있는가,그리고 붕괴로 인해 남한이 북한을 필연적으로 흡수하게 되는가 하는 것이라는게 하딩의 분석이다.<이도운기자>
1994-11-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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