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휴전체제」 끝날까(남·북한 화해시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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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7-09 00:00
입력 1994-07-09 00:00
◎불가침­평화공동선언 채택 가능성/「평화체제」 각론 이견… 구체합의 힘들듯/평양측의 「남북한 당사자」 인정이 열쇠

6·25전쟁이 끝난지 4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 한반도에 정전협정이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불합리한 일임에 틀림없다.정전협정은 잠시 전쟁을 중지하자는 것이지 항구적인 평화장치가 아니다.

남북한은 모두 한반도의 정전체제가 바뀌어야 한다는 점에 뜻을 같이 한다.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는 북한을 평화공존의 상대로 인정하는데 반해 북한은 우리를 배제시키고 미국을 상대하려는 것이다.평화를 이야기하면서 더 불안한 상태를 만들려는 모순에 빠져있다.

북한의 주장은 「평화협정」으로 요약된다.우리는 빼고 미국과 직접 평화협정을 맺어 정전협정을 대체하겠다는 발상이다.

우리의 대응논리는 「평화체제」구축이다.남북한 사이의 신뢰회복,교류협력의 진전에 따라 포괄적 평화상태를 만들어 나가자는 것이다.물론 평화체제 구축의 당사자는 남북한이어야 한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평화체제 확립과 관련되어 구체적 합의가 나오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총론에서의 인식이 같더라도 남북한이 중심이 되느냐,미국이 끼어야 하느냐에 대한 견해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우리가 신뢰구축을 토대로 한 단계적 해결방안을 제시하는데 대해 북한은 정치·군사문제의 일괄타결을 주장하고 있는 것도 장애요소이다.

북한이 이제까지의 주장에서 한치도 양보 않는다면 우리도 어쩔 수 없다는게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우리를 배제시키는 평화협정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말한다.그 점에서는 미국 정부도 확고하다.8일부터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과 북한의 3단계 회담에서도 평화협정문제는 의제에조차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미국은 이미 밝혔다.평화체제는 남북한 사이에 논의될 문제라는데 한미의 인식이 일치한다.

따라서 평양정상회담에서 평화체제나 평화협정문제는 반드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평화체제의 구축에 북한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최소한 남북기본합의서에 명시된 정전협정의 준수라도 얻어내겠다는게 우리쪽의 뜻이다.북한도 선전차원에서라도 평화협정의 체결을 들고 나올 것에 틀림없다.

지금 볼때 남북정상들이 평양회담에서 평화체제 혹은 평화협정 가운데 하나를 택하는 합의에 이르기 보다는 선언적 발표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평화공동선언,상호불가침선언등이 채택될 수 있다.



핵심쟁점인 미국의 개입여부를 놓고는 김영삼대통령이 북한주석 김일성을 설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리라 전망된다.다른 형태의 평화체제,심지어 평화협정을 체결하더라도 남북한이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여겨진다.어떻게 북한과 미국만의 협정으로 한반도 평화가 보장되겠느냐는 말은 설득력이 있다.또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체제가 만들어지면 당연히 군사공동위 및 군비통제위가 가동될텐데 한국을 배제하고는 그게 불가능하다는 논리도 펼 것이다.

김대통령의 이러한 설득이 먹혀 북한이 태도를 다소라도 바꾼다면 우리도 전향적 자세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우리를 평화체제의 직접 상대로 인정하고 핵문제에 대해 보다 분명한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남북한 사이에 평화협정의 체결을 위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언질을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측에 전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이목희기자>
1994-07-0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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