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궁 현판 한자리에/예술의 전당/14일부터 고궁현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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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6-06 00:00
입력 1994-06-06 00:00
◎영조·영친왕 친필 현판 등 151점 전시

서울의 고궁에 걸려 있던 옛 현판만을 골라 보여주는 이색전시회가 열린다.

예술의 전당은 오는 14일부터 30일까지 서울서예관(580­1514)에서 고궁현판전을 갖는다.

현판만을 전문으로 하는 현판전시회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시는 특히 지금은 모두 헐린 창경·창덕·경복·경희·경운궁등 5대궁궐의 건축물에 걸려있던 실물현판 1백51점을 선정해 한 자리에 모은 것으로 당시 예술의 흔적을 더듬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문화재의 가치를 재평가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판은 글씨를 쓰거나 새겨서 문위,벽 혹은 기둥에 거는 널빤지를 말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집이나 정자 궁문 서원 사찰등 건물의 명칭을 나타내는 편액(변액)이 대종을 이룬다.편액말고도 유명한 글귀나 가훈등을 널빤지에 쓰거나 새겨서 거는 경우도 있고 왕의 교령이나 규례등 수칙들을 걸거나 복을 기원하는 명구를 기둥에 쓰고 새겨서 걸기도 했다.글씨는 대체로 편액류나 짧은 명구(3∼5자)는 가로,시문들은 세로로 쓰는게 통례다.

현판의 역사는 삼국시대부터 사용했다는 기록이 삼국사기,삼국유사,동문선등에 있지만 현존하는 것은 거의 없고 신라 때의 명필 김생이 쓴 공주 마곡사의 「대웅보전」현판이 가장 오래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다시 새긴 것인지 확실치않다.

조선시대 전기 현판들도 병란 화재등으로 소실 훼손돼 지금 남아 있는 것은 별로 없으며 서울의 5대궁에 중요 현판들만 집중보존된 실정이다.

이 현판은 재난을 방지하는 부적구실도 한 것으로 알려져있다.숭례문의 편액을 가로가 아닌 세로로 써서 건 것은 그 남쪽에 있는 화산인 관악산의 화기를 막기 위한 것이고 흥인문의 편액을 「흥인」아래에 「지」자를 더넣어 4자로 만든 것은 문이 위치한 동쪽이 낮아 보충하기 위한 것으로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현판은 또 당대의 명필이나 뛰어난 학자의 글씨로 쓰여진 것이 대부분으로 특히 조선조의 5대궁을 비롯한 서울의 궁궐및 경내 건물에 부착된 현판중엔 왕이나 세자,이름난 관리들이 쓴 것이 많다.

이번 전시에 나오는 고궁현판들은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대표적인 현판만을 추린 것으로 서예 조각 문양등 미술의 흐름말고도 조선왕조의 왕궁사 제도사를 함께 살필 수 있는 좋은 것들이다.

이가운데 영조가 임금자리에 오르기 전 살던 창의궁 정당에 걸렸던 것으로 영조가 쓴 「건구고궁」,영친왕 이은의 서실에 걸렸던 「수진지만」,김진규가 쓴 「옥당」(홍문관)편액등은 그 대표적인 것들이다.<김성호기자>
1994-06-0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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