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유통기능 혁신하라(사설)
수정 1994-05-05 00:00
입력 1994-05-05 00:00
중매인들은 소속집단의 이익만을 위해서 도시민의 식탁을 위협하고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이후 가뜩이나 위축되어 있는 농민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는 일을 저지른 것이다.중매인들이 계속해서 경매참가를 거부할 경우 농산물 유통공황이 초래될 우려마저 있었다.중매인들의 중매거부행위가 장기화될 경우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소비자물가가 또다시 농산물가격 폭등으로 흔들릴 우려마저 있었던 것이다.이런 사태가 발생할 것을 예견하면서도 중매행위를 거부한 것은 국민경제를 담보로 집단이익을 추구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번에 중매인의 도·소매행위를 금지토록한 농산물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은 품목별로 4∼7단계에 이르는 농산물의 유통단계를 축소하여 생산자와 소비자를 보호하자는데 그 목적이 있다.우루과이라운드이후 우리농업이 국제경쟁력을 갖추려면 무엇보다 먼저 유통마진 축소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향상시키지 않으면 안된다.국민경제의 현안과제와 특정집단의 이익이 상충될 경우 특정집단이 희생을 감수할 수 밖에는 없는 것이다.
또 중매인들의 도·소매행위 금지조치가 중매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으로 보기가 어렵다.중매인들은 법정 중개수수료(서울 2%,지방 4%)만으로도 상당한 소득을 보장받고 있기 때문이다.일부는 법정수수료이외에 추가 수수료까지 받고 있어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계도기간 뒤에도 중매인들이 경매참가를 하지 않을 경우 정부는 중매업의 허가취소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물론 관계당국인 농림수산부가 이 법이 개정된지 1년이 지났는데도 법시행상의 문제점에 대해 사전대책을 강구하지 않은 것은 큰 잘못이다.
관계당국은 뒤늦기는 했지만 계도기간을 연장하여 농산물 가격파동을 막기로 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그러나 당국은 농산물유통구조개선에 즉각 착수해야 할 것이다.도매시장에 대형수요자의 참여를 확대하는 것을 비롯하여 생산자와 소비자간 농산물 직거래를 강화하기 위해 생산자단체의 판매기능을 대폭 확충해야 할 것이다.생산자단체가 출자하는 농산물유통회사도 하루 빨리 설립해야 한다.
1994-05-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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