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항공사 서방민항기 도입 열올려/승객 늘어 경쟁력보강 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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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2-24 00:00
입력 1994-02-24 00:00
◎대부분 노공기 보유… 사고잦고 정비 어려워/돈없어 기종개발 못해… 「보잉」 4대 구매추진

러시아항공사들이 국내외 노선에서 승객수가 점차 늘어감에 따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에어버스·보잉등 현대식 서방항공기 구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영 아에로프롤르 항공과 아에로플로트의 국제선을 담당하는 아에로플로트 러시아인터내셜널(ARIA)을 비롯한 러시아항공사들은 벌써 이같은 추세에 맞춰 항공기 현대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그러나 러시아항공기제작회사들은 예산부족 등으로 민간용새 항공기를 제때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영 아에로플로트사의 경우 국제선은 지난 한해 승객·화물량이 11% 증가했고 금년에는 15.8%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이에 맞춰 네덜란드 KLM항공,영국의 브리티시 에어웨이등 외국항공사들도 잇따라 모스크바 운항편수를 늘리고 있다°

이같은 추세에 힘입어 러시아항공사들은 노후한 항공기들로는 외국항공사들과 도저히 경쟁이 안된다고 판단,항공기 현대화에 착수했다.현재 러시아에는 국영 아에로플로트사,ARIA를 비롯해 2백개 이상의 소규모 민간 및 국영항공사들이 영업중인데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들은 대부분 구소련시절에 제작된 노후 항공기들이다.최근들어 이들 노후항공기들로 인해 항공사고가 빈발하고 승객들의 불편이 심해 특히 국제선에서는 경쟁력이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항공전문가들으 이들 노후항공기들은 연료소모가 많은데다 부품교체빈도가 높고 정비시간이 많이 소모돼 서방항공기를 구입하는게 장기적으로 훨씬 유리하다고 말하고 있다.

러시아 민간항공기 제작사들은 예산부족 등으로 새 모델제작에 거의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지난 1월 정부기구개편 때 폐지된 민간항공부가 수년전부터 이같은 문제점을 알고 보다 경제적인 항공기개발에 착수했으나 예산부족으로 계획자체가 중단된 바 있다.지난해에는 승객 3백명을 태우고 1만1천㎞를 논스톱 비행할 수 있는 장거리용 새 모델인 일류신2­96­300이 개발돼 첫선을 보였으나 ARIA항공은 현재 이를 2대밖에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의 주요 민간항공기 제작회사인 보로네즈와 일류신 디자인항공사는 예산부족으로 제작을 거의 중단한 상태이다.이에따라 많은 항공사들이 새 항공기 및 중고항공기 구입을 위해 서방에 적극 눈을 돌리고 있다.가장 먼저 뛰어든 곳은 AIRA사.이들은 지난 92년 서유럽과 극동을 연결하는 노선에 투입하기 위해 신형 에어버스 A­3­310기 5대를 구입했다.금년들어서는 대서양횡단 구간에 투입키 위해 보잉 767­300기 4대를 구입신청했다.보잉767기는 오는 6월부터 미국행 노선에 논스톱으로 운항시킬 예정이다.

신설 항공사인 「트란스 아에로」사는 기내서비스를 유럽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아래 93년초 보잉737기 2대를 구입했다.이들은 금년말부터 737기를 비롯,757·767기를 추가로 구입,국내노선과 미국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트란스 아에로사의 이같은 새항공기구입에 자극받아 ARIA사도 일류신­96기가 공급되기 이전이라도 항공기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사정은 러시아뿐 아니라 구소련공화국들 모두 마찬가지이다.리투아니아항공사,우크라이나항공사,아제르바이잔항공사등도 최근보잉기 새 모델 구입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 일각에서는 자칫 러시아 상공이 서방항공기들로 뒤덮일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모스크바=이기동특파원>
1994-02-2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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