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의 해… 국락의 해가 되게(박갑천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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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4-01-01 00:00
입력 1994-01-01 00:00
오늘의 우리 음악현실도 이같은 옛사람의 지적에 다를 바 없다.분명히 내 음악은 있는 것인데 남의 것에 짓눌려 오는 처지이니 말이다.가령 우리들 누구나가 즐겨 부르는 「가고파」를 보자.노산 이은상이 지은 노랫말이 정다워서 더 많이 사랑받아 오는 터이지만 곡은 서양 것이다.「튀기」라고나 할까.이게 오늘의 우리음악이다.
노래판이 벌어지면 하다못해 아일랜드 민요까지도 잘 찾아 부르면서 자기가 자란 고장의 농요하나 불러볼 줄은 모른다.그럴수밖에 없는것이 그동안 그같은 「우리것」에의 교육적·사회적 관심이 많이 모자랐기 때문이다.현재 전국 11개 교육대학 가운데 다섯군데에만 국악을 전공한 교수가 있을 뿐이라는 사실도 그를 밑받친다.더구나 음악전공의 경우 50학점 가운데 국악은 개론 2학점이 선택으로 되어있을 뿐이다.이만저만한 천대가 아니다.
음악이란 그것을 배우는것 못지않게 생활속에서 귀에 익힘으로써 친숙해져 가게 되는 「국제언어」다.그렇건만 그럴 기회가 적었기에 그 엇구뜰하고도 알싸한 감칠맛에 접하지 못했고 그럴수록 멀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 국민과 국악과의 관계이다.하지만 귀기울여 듣느라면 영혼에 와닿으면서 흥을 돋우고 피를 끓게 함을 느낀다.핏줄로 이어져 내린 우리의 가락이기 때문이다.그것이 바로 피의 부름이다.
삼국시대에는 우리 음악이 일본으로 건너간다.그 산칸가쿠(삼한락)가 그들의 가가쿠(아락)형성에 영향을 미친다(길천영사:일본음악의 역사).그뿐아니라 받아들인 중국의 음악까지 청출어람의 영향을 미쳤다고 말하여진다.오늘날에는 서양쪽의 인식도 크게 달라져간다.그래서 외국작곡가 가운데 국악기만을 사용한 작곡도 하고 그들의 관악기 속에 가야금을 포함시킨 작곡도 하는 이가 생겨난다.국악은 이제 지구촌 사람들의 가슴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올해는 국악의 해이다.지난해 일어난 「서편제」선풍을 타고 추임새는 더 신바람 날듯하다.국악교육의 강화를 비롯하여 무대의 상설등 근본적 문제에 대한 인식을 깊이하는 해로 삼아야겠다.
1994-01-0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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