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임대법/투자조건 불리/외자유인 의문(오늘의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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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11-17 00:00
입력 1993-11-17 00:00
◎북한당국서 우선구매권 보유… 임의 양도 봉쇄/적용범위 모호해 한국기업 참여 논란 소지

북한이 최근 「토지임대법」을 제정하는 등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북한이 자급자족적인 폐쇄경제에서 탈피,점진적·부분적 대외개방노선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이다.당면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중국식 개방모델을 뒤쫓고 있는 셈이다.

토지임대법은 북한이 나진­선봉 자유무역지대내에 외국투자를 유치하기위해 지난해 10월과 금년 1월에 외국인투자법,외국인기업법,합작법,외화관리법 및 자유무역지대법 등을 발표한데 이어지는 후속조치이다.

중국의 토지관련 법을 원용한 것으로 보이는 이 법은 외국투자가와 외국기업들에게 토지이용권의 판매,재임대,증여,상속을 허용하고 있다.사회주의 경제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북한이 생산수단의 국유화 원칙에도 불구하고 제한적인 범위내에서나마 사유재산권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때문에 경제개방으로 향한 진일보한 조치로 평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외국투자자들에게 불리한 점도 없지 않다.

우선 토지이용권 양도가 허용되고 있다고 하나 북한당국이 무조건적 우선구매권을 보유토록 함으로써 임차자가 토지이용권을 임의로 양도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또한 전기·통신 등 대부분의 사회간접자본시설 건설비를 토지개발비로 임대료에 포함시킴으로써 임대료가 중국보다 높게 책정될 가능성도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우리 기업이 이 법에 따라 입찰경쟁 방식으로 대북투자에 나설 경우 북측이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과당경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이다.

더욱이 이 법의 적용범위를 ▲외국의 법인과 개인 ▲「공화국영역」밖에 거주하고 있는 조선동포라고 규정함으로써 남한 기업이 이 법의 적용대상인지에 대해 논란의 소지가 크다.

물론 지난번 서울에서 열린 두만강개발계획의 제2차 산업자원분야 워크숍에 참석한 북측 대표는 남한 기업도 원할 경우 공단의 임대나 자체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그러나 정부는 이를 북한의 공식 입장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남북간 정세변화에 따라 말썽이 생길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즉 「하나의 조선」논리를 고수하고 있는 북한의 현행법이 고쳐지거나 남북경제공동위에서 이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별도의 합의가 이뤄져야 투자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굳이 토지임대법의 문제점을 적시하지 않더라도 북한이 인구가 적은 변경지역인 나진­선봉지역에 자유무역지대를 설치하는 식의 부분적 개방전략의 전도는 그다지 밝지 않다.

우선 북한의 이같은 부분 개방전략은 초기의 중국식 개방모델을 답습하고 있으나 당시의 중국에 비해 다른 여건들이 훨씬 못하다.

특히 투자유치를 위해서는 사회간접자본의 완비가 긴요하다는 점에서 나진­선봉지역의 낙후된 사회간접자본시설을 먼저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는한 토지임대법 등 법제도 개선만으로는 투자유인이 어렵다는 분석이다.<구본영기자>
1993-11-1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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