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윤리위 실사/용두사미/부동산 전면조사 방침서 거듭 후퇴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1993-11-11 00:00
입력 1993-11-11 00:00
◎금융재산서 증권 제외… 봐주기 의혹

국회 공직자윤리위(위원장 박승서)의 재산실사가 용두사미의 형국이 되어 가고 있다.부동산 및 금융자산에 대한 전면 실사를 실시하겠다던 장초 방침을 철회,부분실사로 축소하더니 이마저 흐지브지 될 공산이 커지고있다.

윤리위는 금용자산 가운데 증권부분에 대한 실사를 사실상 포기하고 부동산에 대한 현지 실사도 일단 유보하기로 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주식실사 포기방침을 내부적으로 세워놓고도 예정대로 추진하는 것처럼 흘려 「봐주기식 실사」로 일관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윤리위는 지난달 25일 7차 전체회의 때 금융자산관련 문제의원 1백8명에 대해 주식누락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서울의 경우 모든 증권사 점포에,직할시·도청소재지 소재 점포에는 해당지역출신 대상자들의 주식보유 현황자료를 요청하겠다는 방침이었다.오는 15일 9차 전체회의에서 누락자를 가려내 소명기회를 부여하겠다는 장담도 곁들였다.그러나 당초 설정했던 금융자산의 답변시한을 하루 넘긴 10일까지도 증권사 점포에 협조요청서를 보내지 않았으며 증권감독원에 일괄자료를 요청하지도 않았다.

윤리위 간사인 이범이국회감사관은 『각 증권사 점포에 자료요청을 할 경우 작업량이 워낙 방대해 현실적으로 실사가 불가능하다』라고 이유를 밝혔다.『은행예금 실사도 벌찬데 어떻게 주식까지 뒤지느냐』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재산공개직후 금융실명제가 실시돼 주식부분의 누락 가능성이 많을 것이라는 개연성을 묵살한 윤리위의 조치는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예금부분에 대한 실사도 실효성면에서 회의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각 은행전포 1천1백여곳에 쵸청한 금융거래자료는 시한인 지난 9일까지 절반정도밖에 제출되지 않았다.더욱이 지난주 투자신탁기관 60여개 점포에 자료를 추가로 요청,할 일은 더 늘어난 형편이다.

국세청에 요청한 금융거래및 가·차명전환 자료도 오는 15일 회의전까지 도착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국세청이 금융실명제의 비밀보호의무조항을 이유로 자료제출에 남색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국회의원의 경우는 이 조항에서 예외』라고 큰소리치던 윤리위도 한풀 꺽인 모습이다.

여기에다 10명으로 압축된 부동산관련 문제의원에 대한 실사는 축소의혹만을 남긴채 사실상 매듭지을 듯한 분워기이다.윤리위는 오는 15일 회의에서 누락된 부동산의 규모와 가액을 기준으로 처리방법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그러나 전면적인 현지실사방침은 「꼭 필요할 경우」로만 제한될 전망이다.한 실무자는 『부동산실사는 사실상 끝났으며 문제의원에 대한 처리기준 결정만이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윤리위의 실사시한은 12월7일.빡빡한 일정을 감안하면 갈수록 제한이 가해지고 있는 부분실사만으로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가 의문시 된다는 의견이 다수이다.실사의지의 퇴색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을 것 같다.<박대출기자>
1993-11-11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