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아·태 경제 「새 틀」모색/시애틀 각료회의·정상회담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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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11-11 00:00
입력 1993-11-11 00:00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오는 17∼19일의 아·태경제협력체(APEC)제5차 각료회의와 19∼20일의 정상회담은 냉전종식후 태평양 동서 양안 국가들이 모여 새로운 정치·경제 질시를 모색하고 하나의 경제틀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어쩌면 그동안 선언채택으로만 이어져온 APEC이 처음으로 공동의 경제실천 방안을 마련하는 「데뷔」무대이고 11개국 정상들이 간소복 차림으로 배석자없이 돌아가며 자신의 정치철학과 아·태지역의 미래에 대해 솔직한 의견교환을 한다는 점등은 결과에 따라 세계경제의 판도를 바꿀 회의가 될수도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아·태지역의 미래에 대한 비전 ▲국내적·범 지역적 우선 고려사항 ▲공동목표 달성을 위한 방안등 3가지 주제를 놓고 토의하는 20일 정상회담에서 김영삼대통령은 제1주제에 대해 기조연설을 하고 제2주제에서도 미국과 중국의 요청으로 「한국의 개혁과 신경제」에 대해 얘기할 예정이다.제3주제에대해서는 현재 입장을 정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정상회의는 3개 중국대표권 문제 때문에 대만과 홍콩을 제외한 13개국 정상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말레이시아가 불참하고,뉴질랜드가 국내 보궐선거 때문에 참석할 수 없게돼 11개국 정상만이 참석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회의결과는 올 주최국인 미국의 클린턴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게 된다.
이같은 중요성을 감안,외무부는 이번 회의를 아·태지역 국가들의 협력을 강화하고,나아가 아·태공동체 구상을 촉진시키는 계기로 삼기 위해 사전 준비에 분주하다.또 새정부 신외교의 첫 국제적 시험대라는 점에서 어느때보다 구체적 목표 아래 만전을 기하고 있다.정상회의와 덜어 전개될 강택민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을 비롯,호주·캐나다·인도네시아정상과 양자회담까지 겹쳐 우리의 외교력이 어느정도인가를 가늠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정상회담에 앞서 열리는 각료회의에서는 15개국 외무·통상장관들이 참석,그동안 4차회의까지 실무부야별로 논의했던 방안들을 모아 만든 「PEC 무역·투자기본틀(TIF)」을 확정하게 된다.수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우리의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TIF는 역내 어느국가에게 보다도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게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왜냐면 아·태지역은 경제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역동성이 크고 잠재력 또한 엄청난 지역이기 때문에 실제로 지난해 태평양연안국가간 교역은 3천억달러를 넘었다.대서양 연안국가들간의 2천억달러를 50%가 웃돈 규모이다.TIF는 바로 이같은 규모의 역내 시장을 개방적 헙력체제로 만들 무역정책대화,통관절차 간소화,관세율 정보망 설치,중소기업 진흥등의 작업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각료회의는 FIF의 인준외에 또 신규가입국 문제도 논의하게 된다.제4차 방콕각료회의 때부터 거론되던 멕시코와 파푸아뉴기니(PNG),그리고 아세안 6개국이 밀고 있는 칠레의 가입여부이다.
현재 APEC내 국가들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내실을 기할 때』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어 이 가운데 2개국 정도가 신규가입이 허용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각료회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저명인사그룹(EPG)이 제출한 보고서에 대한 논의이다.EPG는 제4차 방콕회의에서 역내 무역증진및 무역증진 전망과 이에대한 실천방안을 권고하기 위해 설치된 기구로 4개 부야별 총15개 건의사항을 이미 각료회의에 제출해 놓은 상황이다.주요 내용은 비공식정상회의를 최소한 3년마다 1회 개최,아·태투자규칙채택,UR협상 연내 타결지등이다.
각료회의가 이 건의사항을 어느정도 수렴하고 어떤 실천방안을 세우냐에 따라 APEC이 유럽공동체(EC),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아세안경제협력체(EAEC)에 버금갈 기구로의 발전 여부가 판가름나게 된다.
그러나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수상이 끝내 불참한데서도 알수 있듯이 일부국가의 지역주의 경향이 장애로 지적되고 있다.북미국가들은 그들대로,아세안 국가들은 이들대로 불과 4년의 APEC이 20년의 아세안을 능가하는 조직으로 발전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 APEC의 행보에 제동을 걸고있는 상황이다.일본·호주·뉴질랜드등 일부국가들이 조정국으로서의 한국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양승현기자>
1993-11-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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