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일괄타결」 수용 가능성/「미­북 접촉」 우리정부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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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10-24 00:00
입력 1993-10-24 00:00
◎시간끌기 우려… 평양의중 파악 주력/현재론 시간·대안없어 받아들일듯

북한핵시설에 부착된 사찰장비 교체시한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미,미·북한간의 물밑대화가 상당히 구체성을 띠고있다.특히 최근 뉴욕에서 진행된 미·북한간 대화에서는 이미 깊숙한 대화가 오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미·북한은 19일 퀴노네스 북한담당관과 허종 주유엔 북한차석대사,21일에는 허바드 미국무부 부차관보와 허종 차석대사간 접촉을 가졌다.19일 접촉에서는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방북했던 애커먼 미하원 아·태소위위원장 일행에게 제의했던 「3단계회담의 일정과 수교 내지 이에 상응한 조치를 미국이 보장하면 사찰 및 남북대화에 성실히 응한다」는 내용을 거듭 확인하는 자리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21일 접촉에서는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과 남북대화를 일괄타결할 경우,미측은 어떤 것을 내놓을수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예컨대 내년도 팀스피리트훈련 중지,미국의 북한 국가승인문제 등이거론된 것으로 전해진다.

한마디로 그동안 두차례 미·북한회담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잔류­북한의 자주권 인정」,「IAEA사찰 수용 및 남북대화 진전­경수로 지원」과 같이 개별방식으로 논의됐던 북한핵 해결문제가 일괄 타결방식으로 그 방향을 선회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한·미간에 이 방식의 수용여부를 놓고 협의를 진행중이다.미측은 21일 뉴욕 접촉에서 보인 것처럼 상당히 긍적적인 입장이다.아직은 「북측이 노리는 것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탐색전의 성격이 짙지만 적극적인 자세임엔 틀림없다.뽀쪽한 해결책을 갖고있지 못한 우리 정부로서는 아직 입장 정리가 안된 것 같다.그렇다고 직접 북한과 대화에 나서 그들의 의중을 파악할 수 있는 처지도 아니기 때문이다.자칫 일괄타결방식을 받아들일 경우,「핵문제는 미국과의 협상에서」라는 북한의 기본전략을 수용해주는 꼴이 될 뿐더러 그동안 북한의 행태로 미뤄볼 때 일단 타결은 해놓고서 「당초 주기로 했던 약속이 아니다」고 생떼를 써 언제든 뒤엎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아직은 북한의 「시간끌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생각인 듯하다.그래서 미측을 통해 구체적인 사찰일정과 사찰의 범위 및 수준 등을 알아보는데 치중하고 있다.또 25일로 예정된 남북실무 접촉결과를 보고 판단해도 늦지않다는 생각이다.이러한 경로를 통해 북한의 의중을 확인할수 있는데 까지는 확인해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왜냐하면 장비교체 마감시한이 임박하면할수록 북측이 초조해질수 밖에 없고 이미 IAEA총회 결의안이 채택된데다 11월초에는 유엔총회로 이 문제가 넘어가도록 되어있어 북한의 코 앞에 유엔안보리의 제재가 다가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고심의 흔적이 역력하다.결국 우리도 빠른 시일내에 선택해야 할 입장이고 현재로서는 일괄타결방식밖에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대북핵 사령탑인 한승주외무장관은 최근 『일괄타결방식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바 있다.이것이 정부의 속내이다.일단은 남북대화와 IAEA사찰,3단계회담에서 특수사찰타결등의 「핵방정식」이 풀어진다면 받아들일수도 있다는 생각을갖고있는 것같다.더욱이 민주당등 일각에서는 이미 일괄타결방식의 수용을 주장하고 있는 판이다.김대중 전민주당대표도 지난 서울대 강연에서 이를 주장한 바 있다.이러한 사회 일각의 분위기도 정부는 고려하고 있는 듯 보인다.오는 25일 전후로 일괄타결에 대한 정부의 최종방침이 확정되겠지만 현재로서는 수용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양승현기자>
1993-10-2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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