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가는 한국경제” 심상찮다/한은 하반기경제 수정전망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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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10-09 00:00
입력 1993-10-09 00:00
우리 경제가 지난 80년대 초반 이후 최장기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지난 해의 실질경제성장률이 4.7%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에도 4∼4.3%에 그칠 전망이다.4%대의 저성장이 2년간 계속된 것은 유례 없는 일이다.
8일 발표된 한은의 「하반기 경제전망(수정)」은 잿빛으로 가득하다.소비·투자·수출 등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미치는 항목들에 대한 수치가 한결같이 뒷걸음질했다.당초 0.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던 설비투자증가율은 3.6% 줄고,건설투자증가율은 5.7%에서 3.1%로,소비증가율은 5.7%에서 4.9%로,수출증가율은 8.7%에서 8.2%로 당초(7월 전망) 전망치보다 낮아졌다.
국내 경기는 성장률이 3.4%에 그친 올 1·4분기(1∼3월)를 고비로 회복국면에 들어가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7.2%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었다.그러나 설비투자와 수출이 예상만큼 늘어나지 못한데다 금융실명제로 기업들의 투자의욕이 더욱 감퇴돼 성장률의 하향조정이 불가피해졌다.
한은의 박재준조사1부장은『실명제 이후 기업들이 연내 계획한 투자의 집행시기를 미루면서 관망하는 양상이 뚜렷하다』며 『연내에는 기업의 투자심리가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한은은 실명제에 따른 투자감퇴로 0.8∼0.9%포인트,냉해로 인한 농작물 감산으로 0.3%포인트,세계경기의 회복 지연으로 0.2%포인트만큼 각각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4%대의 저성장에 대해서는 평가가 크게 엇갈린다.우리나라 국민들의 기대성장률 수준은 대략 7%다.이는 우리 경제가 물가나 국제수지를 악화시키지 않고 장기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잠재성장률이다.따라서 이 정도의 성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반론도 적지 않다.고도성장기를 지난 조정국면이기 때문에 무리한 성장추구는 물가불안 등의 부작용을 초래하고 경제의 체질을 약화시킨다는 주장이다.<염주영기자>
1993-10-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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