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불편 해소에 최대 역점/그린벨트 개선안 배경·문제점
수정 1993-09-28 00:00
입력 1993-09-28 00:00
건설부가 27일 발표한 개발제한구역 제도 개선안은 제도의 기본 취지를 지키면서 주민들의 경제적·사회적 불이익을 최대한 덜어주기 위해 각종 규제를 크게 완화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건설부는 이날 발표에서 『그린벨트가 지난 20년간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 방지와 자연환경을 보전하는데 크게 기여했으나 그 이면에는 1백만명에 달하는 주민의 불편과 불만이 크게 쌓여 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개선안의 기본방향은 ▲현재의 구역은 해제나 조정없이 확고하게 유지하고 ▲기존의 총 대지면적 범위에서 원주민 우선으로 생활불편을 최대한 해소하며 ▲규제위주에서 벗어나 주민을 위한 소득증대 사업을 최대한 지원하고 ▲정부와 공공기관도 주민생활과 무관한 것은 설치를 자제하며 ▲철저한 사후관리를 통해 그린벨트의 부동산 투기를 강력히 방지한다는 원칙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개선안은 지난 71년 그린벨트가 처음 지정된 이후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전면적인 손질이다.그동안은 엄격한 규제와 관리로 일관돼 왔다.창고 하나 짓는 것까지 통제를 받았고 다른 지역과의 땅값 차이 등 주민들의 피해는 엄청났다.
현실성 있는 개선안 마련을 위해 철저한 조사와 현지 주민의 여론을 청취했다.공식적으로 실태조사(5월) 및 의견청취를 위한 합동조사(7월) 등 두차례의 조사와 세차례의 공청회를 가졌다.
이 결과 원주민에 대한 기존 주택의 증·개축 범위를 60평까지 대폭 확대하고 생활편익 시설과 소득증대 시설의 설치를 획기적으로 허용하는 등 해묵은 주민들의 불편을 일거에 해소시켜 주었다.
그러나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20여년만에 내놓은 해결책으로는 다소 미흡하다는 반응이다.
전국개발제한구역 주민연합회 이천형회장은 『우리의 요구는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민주사회에서 언제까지 남의 땅을 개발제한 구역으로 묶어 놓으려 하느냐』며 『임야를 뺀 나머지의 구역은 해제하고 사유재산에 대한 보상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지난 90년 헌법재판소에 도시계획법 21조에 대한 위헌소송을 제기한 연합회는 승소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으며 재산권 확보 차원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집단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개선안에 따른 부작용 등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대중 음식점·휴게소·주유소·세차장·버스차고지 등의 설치가 허용돼 환경파괴 가능성이 커졌으며 토지의 이용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땅값이 그만큼 오르는 등 부동산 투기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특히 개선안이 일정에 쫓겨 마련되느라 부작용에 대한 대비책이 소홀해 투기꾼들이 파고들 소지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1993-09-2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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