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 「축재징계」 뒷말/박대출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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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9-17 00:00
입력 1993-09-17 00:00
민자당이 16일 확정한 징계조치로는 재산공개 파문을 잠재우기에 역부족인 것 같다.

이 문제와 관련,그동안 외부에 비쳐진 민자당의 모습은 너무나 허약했다.무소신 무원칙하다는 비판이 당안팎에서 잇따랐다.

재산공개이후 「도마위의 생선」이 하도 많다보니 어떻게 「요리」해야 할지 몰라 곤혹스러워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여론의 눈치보기에만 급급한다는 지적도 나왔다.그러다가 대법원·검찰에서 수장이 사퇴하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않자 뒤늦게 따라가기 시작했다.그러나 징계대상을 놓고 들었다 놓았다만 할 뿐 일관성이 없었다.

징계대상자로 거명된 의원들의 불만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자신보다 먼저 정리되어야 할 대상이 많다는 것이다.일부는 자신이 선택되면 『가만있지 않겠다』며 공공연한 도전도 서슴지않았다.급기야 당지도부와의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동료 의원들을 내쫓아야 하는 고충은 인간적인 정분으로 보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락을 같이해온 동료의원이 「도마위에 오른 생선」이 됐다고 해서 마구 「요리」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따라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은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깨끗해야 할 정치무대를 오염시켜온 혐의를 받고 있는 인사들이다.더욱이 「깨끗한 정치」실현을 위해 정치권 스스로가 만든 「공직자윤리법」의 기준에 따라 거론된 정리대상이었다.

극히 제한된 선택에 대한 몇몇 의원의 반발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다만 원칙과 기준만 확실하다면 문제될 것이 없었다.



유일하게 당원권정지대상으로 확정된 김동권의원의 반발과 지난 15일 당무회의에서 빚어졌던 곽정출의원의 강도높은 비난도 무원칙한 징계에 대한 불만의 표출이었다.징계 대상자들은 전국 곳곳에 땅투기를 한 다른 의원들은 어떻게 됐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특정의원을 봐주다보니 징계기준이 들쑥날쑥했다는 소리가 그치지 않고 있다.

부동산투기혐의자와 부정상속·증여자는 세금을 물려야 하며 공직이용 축재자는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마땅할 것이다.민자당은 국민정서는 차치하고라도 당내정서마저 제대로 추스리지 못한듯한 느낌이다.
1993-09-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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