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차림 장세동씨,“2백억t 맞다”/9일째 국정조사 이모저모
수정 1993-09-09 00:00
입력 1993-09-09 00:00
국정조사 시한을 이틀 남겨둔 8일 국회 건설위는 영등포구치소에 수감중인 장세동전안기부장을 상대로 평화의 댐 관련,증인신문을 벌였으나 국방위는 율곡사업 관련 증언청취를 포기하고 9일부터 12·12에 대한 증언청취에 들어가기로 했다.
○3일째 신문못해
▷국방위◁
민주당이 노태우전대통령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루어지지 않는한 나머지 증인·참고인의 증언청취는 무의미하다는 이유로 거부해 3일째 공전.
따라서 이날까지 예정된 율곡사업 관련,증인·참고인에 대한 신문이 이뤄지지 못함으로써 율곡사업에 대한 국정조사는 파행을 거듭하다 끝내 종결.
그러나 이날 여야 총무회담에서 국정조사를 재개키로 합의,9일부터 이틀간 예정된 12·12 관련 증언청취는 일단은 시작될 전망.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또 전두환전대통령에 대한 증인채택 요구로 공세를 펼 방침이어서 12·12도 공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형편.
결국 율곡사업 국정조사를 위한 증언청취는 첫날인 6일에만 차세대전투기사업 문제만을 일부 다룬뒤 헬기사업,대잠수함초계기,잠수함사업 등 나머지 3개 사안은 시작조차 못한 상태로 종료.
○정치공세에 급급
민주당은 이 때문에 『율곡사업에 대한 국정조사는 미결상태이므로 조사기간을 연장할 것』을 요구한뒤 『그러나 국정감사에서 관련증인들을 불러낼 수도 있다』면서 국정감사로의 연계방침을 시사.반면 민자당은 『민주당이 증인을 80여명이나 일방적으로 요구해 소환시켜놓고도 증인신문을 거부한채 정치공세에만 급급하고 있다』며 여야간에 신경전을 계속.
민주당의 김대식총무는 이에 대해 『이런 상황에서 정기국회 일정은 미합의상태』라고 말해 오는 10일 개회되는 정기국회의 의사운영 일정마저 불투명한 실정.
○인격체 대우 요구
▷건설위◁
○…영등포구치소에서 수감중인 장세동전안기부장으로부터 증언을 청취.
의원들은 북한 금강산댐의 규모와 목적이 왜곡·과장된 경위,수공위협의 실재여부와 시기,수의계약과정에서의 정치자금수수 의혹,책임소재등에 관해 추궁.
이양우 석진강변호사가 배석한 가운데 수감번호 850번이 새겨진 흰색 수의차림으로 신문에 응한 장전부장은 예의 꼿꼿한 자세와 서슴없는 답변으로 일관하면서 때때로 민주당의원들의 신문태도에 불만을 표시하는등 오히려 조사장 분위기를 장악하고 의원들을 압도하는 듯한 인상.『인격체로 대우해 경어를 써달라』고 당당하게 주문하기도 했다.또 평화의 댐이 정권안보용이라는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대해 『감사원의 정책감사는 이번이 처음으로 감사원도 나름대로 견해가 있을 것』이라며 직무및 회계감사만 해온 감사원이 무엇을 밝혀내겠느냐는 식의 태도.
오탄의원(민주)은 금강산댐의 규모에 대한 분석이 장전부장 단계에서 70억t에서 2백억t으로 늘어난 이유와 전두환전대통령이 「모든 책임이 내게 있다」는 요지의 답변을 감사원에 제출한데 대한 소감을 밝힐 것을 요구.
○성실한 답변 촉구
최재승의원(민주)은 『금강산댐이 임남댐 하나만을 가리키는 것인지 아니면 북한강과 임진강수계의 임남 전곡 장안 내평등 4개 댐을 합친 것을 지칭하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
최의원은 질문에 앞서 『5공의 인물들이 거의 변절하거나 떠난 마당에 5공의 업보를 혼자 짊어진 증인에게 연민을 느낀다』면서 『전씨의 심복이라는 개인적인 굴레에서 벗어나 전안기부장으로서 신문에 응하라』고 성실한 답변을 촉구.
제정구의원(민주)은 『극과 극은 서로 일맥상통한다』면서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으며 「윗분」은 전혀 관련이 없다는 태도는 「윗분」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주장.
장전부장은 『평화의 댐은 올림픽을 방해하려는 북한의 수공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판단에 아직도 변함이 없다』면서 『북한이 공언한 위협을 행동으로 옮기고 우리가 이를 막아내지 못했을 경우 자결이라도 했을 것』이라고 자못 심각한 표정.
장전부장은 『전전대통령께서 「모든 책임이 내게 있다」는 말씀까지 하게 된 상황에 몸둘 바 모를 정도로 심히 죄송스럽다』면서 『평화의 댐과 관련된 모든 잘못은 본인의 책임』이라고 피력.
○모든잘못 내책임
장전부장은 『금강산댐이 80만㎾의 태천댐보다 큰 규모라는첩보를 입수,발전용량을 역산한 결과 금강산댐의 최대저수량이 2백억t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실무자들이 분석한 70억t이라는 수치가 전혀 도외시되고 최대치인 2백억t만이 국민을 기만하기 위해 강조됐다는 주장을 반박.
장전부장은 댐건설 조기착공이 직선제 개헌논의를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민주당의원들의 주장에 대해 『정국타개 정권안보가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딴전을 피운뒤 『댐 하나 쌓는다고 해서 당시 사회가 안정되고 직선제를 외치던 사람들이 간선제로 돌아서겠느냐』고 반문.
장전부장은 최재승의원의 동정론에 대해 『내 심정도 이야기하겠다』고 나섰다가 『묻는 말에만 대답하라』는 민주당의원들의 집중타를 맞고 이를 철회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재환의원(민자)과 민주당의원들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의원들은 하오 6시를 넘기는 장시간에 걸친 신문에도 별다른 답변을 얻어내지 못해 점차 지루함을 느끼는 듯한 모습이었고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서정화위원장은 이재환의원의 질문순서에서 『증인에게도 쉴 시간을 주는 것이좋겠다』며 이의원의 양해를 얻어 산회를 선포.<문호영·박대출기자>
1993-09-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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