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켕기는 공직자는 떠나라(사설)
수정 1993-08-18 00:00
입력 1993-08-18 00:00
변호사 수임료 징수등과 관련해 물의를 빚은 전 청와대 사정담당 비서관 이충범씨의 경우가 바로 공직자의 공복의식과 청렴성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수적인 것인가를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다.이씨는 해임직전까지도 수임료는 자신이 요구한 것이 아니라 소송의뢰인이 자진해서 주었으며 수임료 10억원중 4억원을이미 돌려줘 법적·도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주장했다.그러나 대한변호사협회측은 이씨가 변호사 업무를 할 수 없는 공직자인데도 합의금을 받았고 승소금액의 50%에 해당하는 10억원의 수임료를 받은 것은 변호사 보수규칙을 어긴 것이라며 징계에 회부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씨의 변호사법 위반등에 대한 징계여부는 전적으로 변호사협회측에서 결정할 문제이다.그러나 위법여부를 떠나 그의 행위는 그가 책임있는 공직자라는 점에서만 봐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어 마땅하다.그는 공직자에 임명되면서 이미 휴업계를 제출,변호사 업무를 수행해서는 안되는데도 20억원 소송사건의 해결대가로 10억원을 받은 것은 그 자체가 공복의식의 결여라는 점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더욱이 이씨는 사정기획과 장·차관등 고위공직자의 복무실태를 파악하고 비리여부를 조사하는등 사정활동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그런 그가 그같은 행위를 했다는 것은 새 문민정부의 개혁의지에 반하고 있다는 한가지 이유만으로도 절대로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따라서 사건의 표면화 즉시 이씨를 해임한 청와대측의 조치는 매우 적절한 것이라고 본다.
공직자의 공복의식 확립은 비단 이번 사건에 국한해서만 그 필요성이 강조되는 것은 아니다.공직자 모두가 반드시 갖추고 실천해야할 일인 것이다.이번 이씨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여기서 모든 공직자가 자신의 주변을 다시 한번둘러보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것을 당부한다. 아울러 떳떳하지 않거나 뭔가 켕기는 공직자는 지금 당장 스스로 물러날 것을 권고한다.
정부는 지금 공직자 재산등록과 금융실명제 실시를 계기로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럴때일수록 공직자는 근검절약하고 청렴하며 정직하고 성실한 윤리의식과 법적 책임뿐 아니라 도의적 인격적 책임까지 지는 철저한 공인의식을 갖고 매사에 임해야할 것이다.
1993-08-18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