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청 사무실 확 달라졌다/쌓이던 서류 PC로 대체…사무처리 전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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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8-06 00:00
입력 1993-08-06 00:00
◎철제 책상 사라지고 좌석배치도 직능별로

관공서하면 으레 생각나는 것이 잡다한 서류들이 흩어져 있는 칙칙한 철제책상이다.

그런데 지난 수십년간 정부종합청사에서 부동의 지위를 누려오던 이 철제책상들이 요즘 사라지고 있다.

대신 연한 갈색줄무늬의 나무책상이 들어서고 있다.

쓸데없다 싶을 정도로 많던 서류들도 덩그러니 놓여있는 퍼스널 컴퓨터에 자리를 물려주고는 온데간데 없다.

정부가 시범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무자동화 작업의 첫단계 모습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총무처 능률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사무자동화시범작업으로 이제 경제기획원·외무부·노동부·총무처·조달청등 정부부처의 30여개 사무실이 이처럼 단장됐다.

달라진 모습가운데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책상배열.

맨 뒤에 과장,그 앞에 계장 그리고 직원­등 직급순서에 따라 천편일률적으로 앉던 「권위주의형」자리배치가 직능별로 바뀌었다.자연스럽게 결재등을 위한 동선도 크게 줄었다.

이와함께 책상사이에는 우유빛 칸막이가 1m남짓한 높이로 세워져 있다.

상관 눈치보지말고 소신껏 일하자는 뜻이다.

큰 자리를 차지하던 소파 대신 동그란 테이블이 손님맞이나 간단한 회의를 위해 들어섰고 남는 공간에는 이동책장(Mobile Rack)이 설치됐다.

그러나 이같은 겉모습보다 주목을 끄는 것은 사무처리 전산화.

아직까지는 극히 일부부서에 해당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서류 한장을 들고 7∼8층씩 오르내려야 했던 것이 컴퓨터를 통해 앉은 자리에서 바로 보낼 수 있게 됐다.

이같은 전자유통문서 덕분에 서류도 줄어들고 업무처리시간도 단축됐다.

이같은 사무실 개선에 대해 정부부처 공무원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특히 하위직일수록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외무부 통상1과의 한 사무관은 『전보다 업무집중이 훨씬 잘된다』면서 달라진 사무실 모습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총무처 박인상복무담당관도 『쾌적한 분위기에서 근무할 수 있게 돼 업무능률이 보다 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사무실이 도서관같다』거나 『옆 동료얼굴도 볼 수 없어 비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등 다소 부정적인 평가도 일부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정부는 일단 올해말까지 54억6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37개 정부부처의 4백16개사무실을 새롭게 꾸며 시범운영할 계획이다.

민간보다 길게는 10년이상이나 뒤진 행정처리능력을 조금이라도 향상시키겠다는 방침이다.<진경호기자>
1993-08-0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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