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척결의 교훈과 과제(사설)
수정 1993-07-10 00:00
입력 1993-07-10 00:00
역대 군출신 대통령들이 지난30여년간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한 전력증강사업이 불과 5개월전까지만해도 감사의 엄두조차 낼수 없었던 성역의 대상에서 제외되어 그 추진과정과 집행실태가 파헤쳐진 것은 문민정부로의 정권교체라는 시대 변화를 실감케한다.더구나 감사진행기간중에도 과연 의혹이 제대로 밝혀질 것인지,4개월여의 개혁국면과 관련하여 「현실과의 조율」이 있을지에도 눈길이 모아졌던 것이 사실이다.그런 점에서 이번 감사결과는 사정과 개혁의 국민적 신뢰를 높이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두명의 전직국방장관과 전대통령수석비서관,그리고 공군과 해군의 전직 참모총장등 안보를 다루었던 수뇌급들이 전력증강사업과 연관해서 억대의 금품을 받은 비리혐의로 고발되고 현역대장등 현직군관계자 53명이 징계·인사요구 되었으며 2천억원대의 예산낭비와 1백18건에 이르는 문제점이 적발된 것은 정말 충격적이다.지난 시대의 누적된 부패와 난맥상이 나라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국방의 분야,군과 전력사업에까지 깊이 뿌리박고 있음을 보면서 배반감을 느끼지 않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부정·부패는 이토록 환부가 크고 깊다.당연히 앞으로 수사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사법처리가 있어야 한다.
우리는 이번 감사결과가 군의 사기와 명예에 아픈 상처를 주긴 했지만 지난 시대의 불신과 지탄의 소지를 말끔히 씻고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강한 군으로 그 위상과 위신이 높아지는 전기가 되었다고 믿는다.
남은 문제는 군전력증강사업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수행하여 안보능력을 극대화하느냐이며 그런 점에서 국방당국의 전반적이고도 총체적인 개편·개선책을 기대하게 된다.
또한 이번 감사결과를 놓고 오늘의 개혁은 비록 적잖은 아픔을 수반하기는 하지만 누적된 비리와 모순을 완전척결하는 가운데 제도와 기구를 통해 흔들림없이 추진한다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거듭 확인하게 된다.무엇보다도 감사원이 독립기관으로서의 위상과 권위를 확보했다는 사실이 그 좋은 예이다.
이회창감사원장이 전직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할수도 있다며 이 문제에 어떠한 간섭도 없었다고 밝힌 것에서도 대통령의 완강한 개혁드라이브는 드러나고 있다고 할수 있다.
개혁에 따른 아픔과 국민적 고통분담의 과정에서 전직대통령도 더이상 예외가 될 수 없다.법리해석이나 조사방침을 떠나 감사결과에 대한 깊은 성찰은 있어야 할줄로 안다.
1993-07-10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