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 기다리는 개방경제의 현장(산동성이 부른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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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6-29 00:00
입력 1993-06-29 00:00
◎활기찬 이웃/한국과 많은점 비슷… 석유 등 자원풍부/곳곳에 타워크레인 건설열기 뜨거워

중국 개혁개방정책은 이웃나라나 지역의 발전을 배우며 모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광동성이 홍콩에서,복건성이 대만에서 각기 자기보다 앞서가는 경제를 배우고 있는게 그 대표적인 예이다.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하자면 산동성을 들 수 있다.산동성은 지리적으로 한국과 바다건너 가장 가까운 곳으로 「한국의 힘을 빌려 경제 현대화를 달성하자」는 전략아래 한국인들을 부르는 곳이다.서울신문은 개혁개방 열기가 가득한 청도시를 비롯,위해 연대 제남 곡부 태산등 산동성 일대를 돌아보는 현지르포 시리즈를 마련했다.

산동성에 들러 가장 먼저 느낀 것은 한국과 비슷한게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취재진을 태운 차량이 한국의 총알택시를 방불케 위험스런 곡예를 하며 쏜살같이 달리는 것이며 바쁠때면 식사시간을 30분밖에 주지 않는 것등 「만만디」(느리게)의 나라 중국 다른 지역에서는 도저히 찾아보기 어려운 급한 성미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만만디」 찾기 힘들어

언어마저 비슷해서 외국인이 중국어를 공부할때 가장 골치아픈 영어의 악센트와 비슷한 성조가 이곳에서는 거의 없었다.한자를 읽는 발음의 경우 「인구」를 중국 보통화로는 「런커우」라 하지만 여기서는 「인쿠」로 발음하는등 우리와 비슷한게 너무 많아 한국인 끼리 짧게 주고받는 말을 대충 알아듣는 경우도 많았다.

산동성은 크기가 15만6천㎦로 한국보다는 크지만 한반도 전체 면적보다는 작다.하지만 인구의 경우 8천6백만명으로 남북한을 합친 것보다 훨씬 많다.특이한 점은 전 세계적으로 곳곳에서 상권을 쥐고있는 화교들은 대부분이 광동성출신인데 반해 한국에 있는 화교들은 거의 90%가 이곳 산동성 출신이라는 것이다.

산동성은 무엇보다도 자원이 풍부하다는 점을 자랑한다.이미 발견된 광산자원은 1백28종으로 전국 총매장량의 48%를 차지한다.그중 황금을 비롯,석유 석탄 천연가스등 에너지원등 50여종이 전국 수위를 차지할 정도이다.이밖에도 황하의 하구가 산동성에 자리잡고 있는데다 평지가 많아 농산물도 풍부하다.면화를비롯,밀 옥수수 과일 고구마 벼등이 풍족하고 3천1백㎞에 달하는 기다란 해안선 덕분에 연간 2백25만t의 해산물을 생산,전국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한국은 이상적 파트너

이같이 인구가 많고 자원이 풍부하다는 사실은 한국이 이곳에 진출하지 않을 수 없는 조건이 될것이라고 산동성의 송법당부성장이 강조했다.그는 한국은 그동안의 경제발전을 통해 이제 노동력과 원료부족을 겪고 있는데 절묘하게도 이 두가지를 산동성이 확보하고 있어서 상호보완적인 측면에서 한국과 산동은 이상적인 경제협력 파트너라는 것이다.

그래선지 중국에 진출한 한국 업체의 3분의2이상이 이곳 산동성에 몰려 있다.지난 5월말 현재 산동성당국의 통계로는 4백29개 업체 3억6천만달러가 투자됐으며 이들 업체들중 대부분이 청도 위해 연대에 집중돼 있다.이같은 규모는 물론 홍콩이나 대만 일본 미국 등에 비하면 보잘것 없다.지난해 말까지 산동성에는 30여개국가 5천6백여개 기업이 88억달러를 투자키로 계약,그중 1천5백개 기업이 이미 조업에 들어가 41억달러가 실제 투입됐다.

한국기업은 그동안 국교가 없어서 투자를 꺼린 때문에 아직까지 총규모면에서는 다른 나라에 크게 뒤지지만 지난해 8월 한중수교 이후에는 폭발적으로 투자가 늘고 있다.그래서 산동성 당국은 아무래도 앞으로는 한국과의 합작과 교류를 산동경제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눈치를 보이고 있었다.

○청도에 상당수 집중

산동성 관리들은 한국기업들이 돈을 벌고 싶으면 다른나라 기업들이 모두 차지하기전에 하루 빨리 이곳에 진출해야 할것이라고 누누이 강조했다.하지만 이미 지난해 수교이후 한국 기업들도 밀물처럼 몰려오고 있었다.

산동성 곳곳에서 수없이 달려다니는 화물차량들은 이곳 경제가 활기에 넘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었는데 이들중에는 현대 소나타,대우 르망등 한국제 차량들과도 심심찮게 마주쳤다.이곳 관리들은 산동성 일대에 1만8천대의 한국차량이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으나 다른 소식통들은 그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개혁개방지역 어디를 가나 건물을 짓느라 법석을 떨고 있어 가는 곳마다 건축용 타워 크레인이 숲을 이루는 장관을 목격할 수 있었다.특이한 점은 이같은 건축에 들어가는 철근의 80%가 한국에서 수입된 것이라는 사실이었다.그러나 산동성과 한국간의 지난해 교역액은 4억8천만달러에 불과했다.

○명인많은 곳으로 유명

산동성은 예부터 산좋고 물좋아 명인들이 많이 나기로 소문난 곳이기도 하다.과거에는 공자 맹자로부터 제갈량 손자 왕희지 등을 꼽을 수 있고 현재 인민해방군 장성 1천5백명중 5백명이 산동성 출신이다.

이번 산동성 취재때 가장 인상 깊었던 일중의 하나는 지방정부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의 연경화가 거의 완벽하게 이뤄져 주요직책은 대부분 40대의 혈기왕성한 젊은이들로 채워져 있었다는 점이었다.산동성 성도 제남시장의 사옥당(47),청도시장 유정성(48),위해시장 장해강(48)등 기자가 만난 대부분의 주요 간부들이 40대라는 사실은 크게 감동적이었다.<북경=최두삼특파원>
1993-06-2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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