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시작” 개혁의지 확고/김 대통령의 잇단 재천명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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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6-29 00:00
입력 1993-06-29 00:00
◎고통 인정속에 더많은 땀 요구/일부 혼선 불식… 추진강도 높여

「개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속도와 방향에는 변함이 없다」

김영삼대통령은 28일 민자당 중앙상임위 16개 분과위원장 경선에 즈음한 치사를 통해 『개혁은 신한국창조의 확고한 기틀이 만들어질 때까지 힘차게 추진될 것』이라고 거듭 천명했다.개혁국면의 변화를 지향하는 사회 일각의 「희망」과 「기대」에 쐐기를 박은 것과 다름 아니다.

김대통령의 언급은 종전의 입장과 일맥상통한다.문맥상으로도 거의 달라진 것이 없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치사가 나오게 된 사유와 배경등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연설의 행간을 세심하게 짚어보면 향후 개혁의 흐름을 점쳐볼 수 있는 대목들도 군데군데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시기적으로는 「신경제 1백일」이 끝나가는 시점이다.조만간 「신경제 5개년 계획」의 청사진을 내보여야 한다.부정부패척결을 위한 사정활동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사정의 강도를 낮춰야 한다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경제와사정을 상극의 개념으로 보고있는 것이다.

사회 전반에서도 지금까지의 긴장된 분위기가 풀려가는 듯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현대노사분규,한의·양약대립사태에서도 드러나듯이 집단이기주의의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고통분담」에 대한 호소도 초창기의 설득력만도 못한 것도 사실이다.

개혁정책추진을 둘러싸고 당정간,정부부처간에 불협화음을 보였다.외부에는 마치 대단한 갈등과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도 비쳐졌다.

이같은 상황과 맞물려 항간에는 멀지않아 개혁정책에 일대전환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사정바람이 곧 잠잠해 질 것이라는 희망적 결론이 소문의 요체였다.이른바 법과 제도에 의한 점진적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야당은 『수구세력에 밀려 개혁이 주춤하고 있다』고 몰아세웠다.

김대통령의 치사에 나타난 현실진단도 이같은 주장과 움직임등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일련의 개혁정책에 따라 고통과 부작용이 있다는 점을 김대통령도 인정하고 있다.그러나 『다소의 아픔과 불편이 따르더라도 개혁의 고삐는 늦출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오히려 더 많은 땀과 인내를 요구했다.

김대통령은 「개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지금까지는 단지 「위로부터의 개혁」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개혁의 종착역은 사회각계와 국민전반에 뿌리를 내렸을 때라는 설명이다.현단계에서 풀어지면 역대정권이 그랬던 것처럼 지금까지의 개혁은 「구호성」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강박관념을 여권핵심부가 지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그렇다면 개혁이 눈물과 고통을 가져다 주었다는 비난만을 받게 될 것은 뻔한 이치다.새정부가 거둔 개혁의 구체적 과실이 없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이제 시작일 뿐이기 때문이다.

김대통령의 이날 강도높은 언급은 개혁에 대한 방향전환문제로 물의를 빚은 지난 25일자 민자당보 폐기소동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김명서기자>
1993-06-2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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