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의 어눌한 변명/박찬구 사회부기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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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6-19 00:00
입력 1993-06-19 00:00
「한총련」은 이날 『김순경의 영전에 애도의 마음을 전하며 국민에게는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한총련」은 그러나 자체입수한 시위참가 학생들의 목격진술과 경찰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 송영택군(23)의 자술서,당시 현장부근을 찍은 몇장의 사진을 공개하며 송군의 혐의내용과 학생들의 집단폭행사실을 부인했다.
『당시 현장에서 김순경이 「알 수 없는」 이유로 갑자기 「쿵」하고 쓰러졌고 1분쯤 뒤에 다른 경찰관이 한 「청년」에게 발로 채였다.송군이 그 「청년」일 수는 있지만 김순경의 사망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와함께 「한총련」은 그동안 경찰수사와 언론보도내용은 「심각하게 왜곡된 허위사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한총련」의 이날 주장에는 김순경이 왜 쓰러졌는지와 주민들의 목격진술에서 이미드러난 학생들의 집단구타 사실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또 「사고직후」 찍었다며 송군이 연좌농성대열 맨앞줄에 앉아있는 사진을 공개했으나 촬영시간이 나타나 있지 않아 송군의 무죄를 입증하는 자료로는 미흡했다.
어쨌든 「한총련」은 이미 「국민들에게 심심한 사의를 표명」한 것처럼 김순경을 사망케 한 「원인제공자」이며 어떠한 이유이든 학생들의 집단폭행은 국민정서상 용납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한총련」의 이날 발표를 보면서 지난 87년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때 경찰이 처음에는 『「탁」하고 책상을 치니까 「억」하고 쓰러졌다』고 발표했던 사실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를 생각나게 했다.
「한총련」은 적어도 이번 사태에 관한한 좀더 겸허해져야 한다.
진실로 송군이 결백하고 학생들의 집단폭행이 없었다면 지금이라도 송군을 자진출두하도록 설득해 진실을 가려야 한다.
경찰의 공정수사운운은 그다음의 문제이다.
1993-06-19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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