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떼려다 더 붙인 민주 재산공개/실사 제대로 못하고 흐지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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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4-15 00:00
입력 1993-04-15 00:00
◎반성보다 해명·책임회피에 급급/야당 개혁이미지·도덕성에 상처

민주당의 재산공개는 당의 개혁이미지와 도덕성을 부각시키려던 당초의 의도에서 크게 빗나갔다.

오히려 「혹을 떼려다 혹을 붙인 격」이 되어버렸다.

민주당도 재산공개과정에서 민자당의원 못지않은 땅투기 축재의원들이 드러나 「땅에는 여야가 없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이에 대해 당내 일각에서는 철저한 실사와 엄정한 처리만이 재산공개의 진정한 의미를 살리고 야당의 도덕적 우월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는 소리가 높게 일었다.

또 당지도부에서도 파문이 확대되자 철저한 실사와 단호한 처리를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재산공개결과를 예상했든,예상하지 못했든간에 실사한번 제대로 못했고 결국 문제의원들에 대한 처리문제는 손도 대지 못했다.

14일 재산공개특위가 해체되면서 내놓은 활동보고서는 문제의 해결보다는 문제를 미봉하는 위기탈출정도의 선에서 그친 느낌이다.

10여명이 넘는 의혹이 제기된 의원들에 대한 실사는 신진욱의원(전국구)한사람에 그쳤다.

실사내용도 몇군데 현장확인을 하는데 불과했으며 실제 재산내역 및 투기의혹 등은 세무서등 관계기관에서 자료협조를 해주지 않아 불가능했다는 선에서 흐지부지하고 말았다.

이날 제출된 활동보고서 48쪽중 실사에 대한 보고내용은 기껏해야 4쪽뿐이었고 나머지는 민자당의원의 재산공개와 공직자윤리법개정안 설명뿐이었다.

민주당이 재산공개에 앞서 강조했던 여권인사와의 차별성은 민주당이 파문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실종됐다.

오히려 문제의원들이 처리방향을 놓고 우왕좌왕하는 당지도부를 정면공격하는등 후유증을 남겼을 뿐이다.

14일 열린 민주당의 당무회의·의원총회 연석회의에서는 재산공개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된 몇몇의원들이 당지도부를 마음놓고 성토하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김종완의원은 『의원이 다죽는데 공직자윤리법이 문제냐』 『도대체 당지도력이 있는가』라고 막말까지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결국 민주당의 재산공개는 여론에 떼밀려 공개는 했으나 그 파장이 큰데는 모두가 깜짝 놀라고그 후속조치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인 채로 끝났다.

이기택대표는 『당으로서는 의원들의 재산내역에 대해 집권당처럼 실사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반성이나 사과보다는 오히려 해명과 성토,책임회피가 당초 재산공개의 진정한 의미가 아니었기 때문이다.<김경홍기자>
1993-04-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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