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환상」 경계한 스칼라피노 견해(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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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3-02-02 00:00
입력 1993-02-02 00:00
우리는 북한의 붕괴를 원치않는다.준비없는 무질서와 혼돈의 조기통일을 불가피하게 만들것이며 그것은 북한은 물론 한국에도 많은 희생과 부담을 강요할 위험이 크기때문이다.구소련및 동구제국붕괴와 독일통일의 후유증을 목격하면서 갖게되는 생각이요 우려다.우리가 지금 바라는 것은 북한의 개방과 개혁을 통한 변화와 발전이다.그 다음의 점진적이고 대등한 평화민주통일이지 북한의 일방적 붕괴에 의한 환상적 조기흡수통일은 아닌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의 권위있는 한반도문제 전문가의 한사람인 스칼라피노교수의 1일자 미뉴스위크와의 회견을 통한 북한변화가능성및 한반도통일에 관련된 주장은 주목되며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는 북한의 붕괴가 독일의 경우처럼 한국에 엄청난 정치 경제적 부담을 줄것이기 때문에 바람직스럽지 않다며 서독에 비해 한국은 민주정치경험과 경제능력면에서 훨씬 부족하고 취약한 탓에 그 부담과 타격은 더욱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북한의 조기붕괴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으나 중국의 예를 들면서북한의 군부와 관료집단은 공산독재는 유지하되 경제변화는 가속화시킬 가능성도 그에 못지않게 병존하는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북한을 객관적으로 보려 노력하는 편의 그는 그러나 북한내에 이같은 추측과 관련된 변화의 조짐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그는 연방이든 연합이든 기존 통일방식론은 현실성이 없다며 경제·문화교류 증대와 군사적 긴장완화를 통한 동질성회복과 신뢰성 증대를 위해 노력해야 할것이라고 건의하고 있다.한마디로 한반도통일이 말처럼 그리 쉽지않고 특히 흡수통일 같은 환상은 경계해야한다는 견해라 할 수 있다.

공감이 가는 진단이요 분석이라 생각한다.중국식 모델추구가능성 예고는 특히 주목된다.정치적인 공산당독재에도 불구하고 개방·개혁을 통한 중국의 경제민주화는 일단 구소련이나 동구의 경우와는 비교가 안되는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그리고 경제민주화 완성단계의 정치민주화 시작은 불가피할 것이 틀림없다.북한이 중국정도의 개방과 개혁을 하고 우리와의 왕래를 실현할수 있다면 그 이상 더 바랄것이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어떻게 그런 상태까지 갈것인가일 것이다.결국 그러한 북한의 붕괴없는 변화유도야말로 우리는 물론 미일등 서방세계가 이제부터 추구해나가야할 제일의 급선무가 아닐까 한다.

그리고 그것은 가능하다면 우리뿐 아니라 북한을 위해서도 최고의 현실적 대안일 것이다.따라서 북한도 그것을 원한다면 조속하고도 명쾌한 핵의혹 제거등의 성의와 협력자세를 보여야 할것이다.곧 출범할 새정부도 가능한한 북한의 붕괴없는 개방과 개혁을 유도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 생각한다.
1993-02-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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