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지명 한자화… 고유 땅이름 푸대접(건널목)
수정 1993-01-27 00:00
입력 1993-01-27 00:00
○…서울대 지리학과 객원교수로 와있는 윤홍기교수(뉴질랜드 오클랜드대)는 최근 한국땅이름학회(회장 이영택)가 주최한 땅이름연구발표회에서 「뉴질랜드 땅이름정책과 우리 땅이름」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은 견해를 제시.그는 『독립된 국가를 가진 단일민족국가에서 국민이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토박이 땅이름이 우리나라 만큼 푸대접받고 공인받지 못하고 있는 예는 드물다』고 꼬집는다.
○…윤교수는 뉴질랜드의 도시이름및 길이름을 분석,영국인이 거주하던 대도시를 제외하고 중소도시에서는 90% 이상이 원주민인 마오리주의 토속어로 돼있다고 지적한다.그러면서 뉴질랜드정부도 길이름을 정할때 우선적으로 토속어 이름에 공식지명의 지위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우리 토박이 땅이름은 상당히 살아남아 쓰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공식지명의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어 뉴질랜드의 땅이름이 영국화된 것보다 더 철저히 중국 한자화 돼있다는 것으로 보았다.
○…윤교수는 또 우리나라의 도시에는 아직도 길이름이 안붙은 곳이 많은데 이는 전통적으로 우리의 지리감각이 서양사람과 달랐기 때문이라는 설명.그러나 자동차문화의 발달에는 작은 도로까지 길이름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나라도 대도시는 물론 중소도시까지도 길이름을 붙여야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그는 이어 퇴계로 충무로 을지로등 훌륭한 조상의 이름을 땅이름에 부르는 것은 서양식이며 우리는 전통적으로 조상의 이름을 땅이름에 붙여 마구 부르는 것을 온당치 못한 것으로 생각했다.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이미 붙여진 길(땅)이름은 그대로 두더라도 앞으로 새로 붙일 길이름은 우리 토박이말이 있다면 그 말을 우선적으로 살려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도>
1993-01-2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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