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때 국회윤리위가 활동해야한다(사설)
수정 1993-01-18 00:00
입력 1993-01-18 00:00
국회엔 의원들이 지향해야 할 윤리적 지표로서 품위유지와 청렴의무등을 명시한 국회의원 윤리강령과 실천규범이 제정돼 있고 의원의 윤리문제와 징계에 관한 사항을 다루는 윤리특별위원회가 설치돼 있다.유감스럽게도 우리는 대선 뒤처리와 관련하여 이러한 의원윤리강령을 상기시키거나 윤리위 가동을 제기하는 국회차원의 노력을 전혀 발견하지 못한다.최근 정주영국민당대표와 이종찬새한국당대표간의 50억원 수수설을 둘러싸고 일부 의원이 윤리위를 이용한 진상규명을 촉구했지만 국회는 지금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솔직히 말해 50억 수수설은 어물어물 넘겨서 덮어버릴 사안이 아니다.관련자가 소를 제기할 움직임을보이지 않아 현실적으로 진상규명에 난점이 있다고 하나 윤리위가 나선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다.50억 수수설의 관련자인 정·이 양씨는 모두 현역의원이다.따라서 소송 여부와 관계없이 의원윤리와 국회자정차원에서 윤리위가 이러한 문제들을 독자적으로 다룰 수 있다고 우리는 본다.윤리위는 관계의원을 불러 심문하고 징계에 관한 사항을 다룰 수 있다.바꿔말해 윤리위 활동을 통해 사법처리에 준하는 기능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가 선거 뒤처리를 분담하는 것은 국회와 국회의원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국민의 대변자인 선양들이 경미한 선거법 위반혐의로 검찰의 소환을 받고 출두하는 모습은 참으로 보기 민망하다.그건 의원의 권위를 왜소화시킬 뿐만 아니라 유권자들의 자존심까지 손상시킨다.만일 의원들의 선거법 위반문제를 윤리위가 앞장서 다뤘다면 많은 의원들이 극성스런 카메라앞에 볼썽사납게 노출되는 검찰 출두의 수모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정주영국민당대표의 선거법 위반문제만해도 그렇다.정씨 문제가 국회차원에서 정치적으로 한번 걸러지거나 다뤄졌다면 그에 대한 사법처리 양상이 지금과는 분명 달랐을 것이다.
우리나라 국회에 윤리특위가 설치된지는 이제 겨우 1년반 밖에 되지 않는다.그동안 회의라곤 단 한차례밖에 연 적이 없다니 선거사후처리와 관련된 운영실적과 관행이 있을리가 없다.또한 동료의 윤리문제 제기에 소극적인 것이 우리 국회의 분위기인데다가 윤리위 가동 절차에도 문제점이 많아 윤리위의 능동적 활동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국회는 이제부터라도 윤리위 활동을 활성화시켜야 한다.필요하다면 관계법규를 고쳐서라도 선거법위반에 관련된 의원들 문제는 사법처리에 앞서 국회가 먼저 자체적으로 여과하는 노력을 기울여야할 것이다.
1993-01-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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