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연출가 김아라(92문화계 주역:7)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1992-12-22 00:00
입력 1992-12-22 00:00
◎침체 연극계에 “버팀목”/지난 「연극의 해」에 각종상휩쓸며 두각/극단 「무천」창단,올 불황타개 위해 앞장/“「숨은물」 일 공연통해 「공간언어」 개발에 눈떠”

92년 연극계는 지난해 「연극의 해」로 형성됐던 상승기류가 갑자기 빠져나가면서 「곤두박질쳤다」는 인상이 들 정도로 1년내내 주목할만한 공연 한편 없이 저물어간다.이런 가운데 「연극의 해」에 크다는 연극상은 거의 휩쓸다시피하면서 두각을 나타낸 여성 연출가 김아라씨(37)가 지난해의 여세를 모아 침체에 빠져있는 연극계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우리 연극계는 지난 한햇동안 양적인 팽창은 했습니다.그렇지만 질적으로 이를 받쳐주지 못해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요.다른 분야도 비슷하겠지만 젊은 세대가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자기의 상상력을 펼쳐야합니다.그러자면 이를 뒷받침해줄 제도적 장치도 절실하구요.그리고 연극인들도 변화에 대한 관찰을 게을리해서는 관객을 끌어 모을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지요』

그는 전연극계가 겪고 있는 불황에도 불구하고지난 5월 극단 「무천」을 창단하고 그 어렵다는 극단운영에 직접 뛰어들었다.여기에 어려운 제작여건을 감수하면서까지 배우는 물론 제작진들과 비록 최소한의 수준이기는 하지만 출연료계약을 정식으로 맺는가하면 공연순이익을 극단과 배우,제작진이 분배해 갖는 공동제작제를 도입했다.다른 분야의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일로 오히려 이상하게 보이겠지만 이것이 바로 우리 연극계의 말못할 현실이기도 했다.

『연극은 대중영상매체가 줄 수 없는 공간예술 특유의 현장성과 생동감,1회성이 특징입니다.이 때문에 가장 연극적인 무대야말로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일한 승부수이기도 합니다.연극인구가 곁으로는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누구나 현장이 주는 새로움,충격을 갈구하는 까닭에 연극인구는 무한히 잠재돼있는 셈이지요』

그래서 금년내내 제대로 된 연극 한편을 만들기 위해 그는 정신없이 뛰었다.그 결과가 지금 공연중인 「숨은물」로 나타났다.

『우리의 정서,우리의 전통만을 갖고 외국관객에 호소한다는 데에는 아무래도 한계가있다는 것을 알게됐습니다.그렇지만 반대로 언어와는 별개의 「공간의 언어」가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어요.「공간 언어」개발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됐다고나 할까요…』



지난달 성공리에 마친 일본공연을 이렇게 자체평가한 그는 흘린 땀만큼 결실을 거둔다는 「상식」과 「1만원짜리 연극티켓과 자존심을 맞바꿀수는 없다」는 확고부동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이 양축에 의지해 연극활동을 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연극계에서는 「무서운 여자,당찬 여자」로 통한다.

그는 지금 하벨의 「메모렌덤」국내초연과 오는 94년 1월초 공연예정인 우리식으로 재해석한 「외디푸스왕」을 준비하고 있다.<김균미기자>
1992-12-22 1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