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안나가고 소송… 시간·경비 절약/전화재판제 이용자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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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12-07 00:00
입력 1992-12-07 00:00
◎도입 8개월… 법원,홍보 미흡

민사재판에서 재판심리를 촉진하고 능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 4월부터 법원이 채택한 「전화재판제도」를 법원의 사용의지부족과 홍보부족으로 한 사람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전화재판제도란 법원이 전화특수서비스인 「3인통화서비스」에 가입,재판중 간단한 내용은 피고와 원고를 법원에 출두시키지 않고 한 전화에 연결해 진술을 들을 수 있는 제도이다.

법원행정처는 이 제도가 피·원고로부터 제기될 수 있는 각종 의혹을 받지 않으면서도 심리를 진행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지난4월24일 공문으로 이를 적극 이용하라고 각급법원에 시달했었다.

재판관과 담당재판부는 공판장에 설치된 마이크와 스피커를 통해 피고와 원고를 전화로 동시 연결,재판의 기일지정과 증거신청·채택여부,주장입증사항의 보충설명등 비교적 간단한 사항을 묻게 된다.

이 제도가 정착될 경우 쌍방의 재판당사자들은 간단한 심리 절차를 위해 번거롭게 법정에 나서지 않아도 되며 변호인의 변호도 전화로 들을 수 있으므로 시간과 경비 절약이라는 2중의 효과를 볼수 있다.

재판부로서도 매번 확인절차를 위해 일일이 당사자를 재판정으로 부르지 않아도 돼 그만큼 심리진행을 빨리 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선진국의 경우 이같은 장점을 최대한 이용,이미 오래전부터 이 제도를 사용해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법원과 이용자들의 인식부족으로 아직 단 한건의 재판에서도 이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전화재판제도 이용이 전무한 이유는 법원의 인식부족이 주요원인인데 이같은 제도가 있다는 사실조차 소개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법원의 한 관계자는 『재판에 출두하는 당사자들에게 앞으로의 진행절차와 준비사항등을 말해줘도 제대로 심리를 진행하기 어려운데 전화로 진행할 경우 오히려 더 힘들어질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재판부로서도 재판정에 앉아서 진행할때 보다 전화로 진행할 경우 재판부의 권위가 서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것도 이를 활용못하는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와 함께 법원의 홍보부족도 큰 문제인데 전화재판제도에 대한 안내문이나안내서를 비치하고 있는 법원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때문에 법원을 어렵게만 보는 일반사람들은 이같은 편리한 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모른채 법정에 출두하며,혹시 알았다 하더라도 재판부에 이를 이용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는게 법조관계자들의 얘기다.

법조계주변에서는 이에대해 『모든 부문이 첨단기술의 이용으로 커다란 효과를 보고 있음에도 유독 법조계만이 편리한 첨단시설 이용을 외면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하고 『전화재판제도를 이용하는 게 권위가 실추되고 심리진행이 어렵게 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시대에 뒤진 것』이라고 지적한다.<최철호기자>
1992-12-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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