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청사 난입행위 용납안된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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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11-11 00:00
입력 1992-11-11 00:00
정부의 올해 추곡수매가 책정에 반대하는 일부 농민들과 재야농민단체들의 시위가 잇따르더니 마침내는 그들 일부 세력이 과천종합청사로 몰려가 두시간동안이나 부총리실을 점거한 채 집기를 부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를 빚어냈다.어떻게 그런 이성을 벗어난 집단행동을 벌일 수 있단 말인가.

우리농민들이 피땀흘려 가꾼 추곡의 수매가및 수매량에 대한 요구 내용에 대해서는 보다 깊이있는 고려가 필요할 것이다.또한 우리농촌이 안고있는 어려움도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사실도 모르는 바가 아니다.일손부족에 생산비에도 못미치는 농사일 또한 그렇거니와 늘어만가는 농가부채등 농촌실정은 너무나 잘 알려진게 사실이다.따라서 농민들의 요구가 다소 무리한 점이 없지는 않으나 할말은 해야겠다는 입장마저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무리 그 주장이나 요구가 사리에 어긋나지는 않더라도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과정이나 방법이 사회 통념에 맞지않는다면 그 정당성은 인정받을 수가 없다.법질서의 테두리를 벗어나기 때문이다.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듯이 만인 또한 법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점에서 그같은 파괴적인 집단행동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농민들을 앞세운 이번 집단행동은 그 자체로서 지탄받아 마땅하다.공권력의 통제가 허술해진 듯한 틈을 타서 힘의 논리만을 앞세워 법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는 반드시 근절돼야 하는 것이다.

정부가 제출한 올 추곡수매가동의안은 현재 국회가 심의중에 있다.정부가 내놓은 동의안은 안정기조 구축을 위해 한자리수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농민들이 요구하는 한도에 못미치는게 사실이고 정부로서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게 아니다.그래서 이 추곡동의안이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자칫 당리당략으로 흐르지않을까 우려하며 정치권의 동향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입장이다.



지금 우리는 매우 중요한 시기를 맞고있다.정치적으로는 다음 정부를 영도할 대통령을 선출할 시점을 앞두고 사회적으로는 갖가지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과정이다.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조금 불만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자제할 줄 아는 성숙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매사를 힘으로만 해결하려든다면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결과 밖에 되지 않는다.

과거 우리가 겪었던 혼란상은 더 이상 되풀이 되어서는 아니된다.이것은 모든 국민들의 바람이다.아울러 공권력은 이러한 법질서 파괴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해야 할 것이다.
1992-11-1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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