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혁신 실현” 중립성·행정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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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10-10 00:00
입력 1992-10-10 00:00
◎선거내각 각료 인선 배경/“정치색 없는 투명인사 발탁” 고심 역력/현 총리 제청 적극 반영… 야당과도 교감

우리로서는 첫번째 정치실험인 중립선거관리내각은 무엇보다 중립적 각료에 의한 구성을 전제로 한다.각료 개개인에 대해 중립성 여부를 가리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불편부당하다는 의지와 소신은 분명히 보여야 하고 객관적 평가도 그렇게 내려져야 한다.

또 중립을 지킬만한 힘과 능력을 갖춰야 한다.원리원칙에 따라 어떠한 도전에 대해서도 엄격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9일 정식으로 출범한 중립 내각은 내외형적으로 이같은 필요충분조건을 어느정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현승종총리의 기용때와 마찬가지로 여야정치권은 일제히 환영한다는 반응을 나타냈다.새로 임명된 각료의 면면에서 중립성을 의심할 만한 특이사항을 발견하기 어렵고 능력면에서도 문제삼을 만한 대목이 없다는 것이다.

개각대상은 당초 예상됐던 대로 안기부장과 내무·법무·공보처·정무1장관등 이른바 「선거관련 각료」로 한정됐다.

차기대통령선거와 직·간접으로 관련된 부처의 장관은 경질하되 정책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지속시키기 위해 다른 부처 각료는 유임시킨다는 것이 그동안 일관되게 유지되어온 중립내각구성원칙이었다.총리를 포함,선거관련장관들의 면모를 일신함으로써 중립적 의미를 극대화하는 대신 대통령의 임기말 각료개편에 따른 국정운영의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 개각에 임하는 청와대의 입장이었다.

이같은 맥락에서 이번 개각에서는 중립성이 우선적으로 강조됐다.이때문에 과거에 각료를 지냈거나 정당생활을 한 인사는 대부분 배제됐다.김학준청와대대변인은 이날 개각내용을 발표하고 『노태우대통령은 정치적 색채가 없는 인사를 기용하기 위해 무척 고심했다』면서 『따라서 특히 4부장관은 언론·재야법조계·학계에서 신망높은 참신한 인사를 찾게됐다』고 밝혔다.

노대통령이 고심한 흔적은 8일 하룻동안 입각이 유력시되던 인사들의 명단이 수시로 뒤바뀐 점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이는 정치적으로 무색투명한 인사를 찾기가 쉽지 않았던데다 4개월의 「시한부각료」라는 취약성등의 이유로 적격자로 여겨지는 인사들의 상당수가 수락을 마다했기 때문이다.

특히 안기부장의 경우는 당초 이상연전부장의 유임에서 안응모전내무장관의 기용쪽으로 기울어지다 8일 하오 늦게 최호중전부총리가 검토된데 이어 이현양 청와대경호실장으로 최종 낙착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는 정치권에서 이전부장의 유임과 안전내무장관의 기용을 반대한데다가 업무파악에 6개월이상이 걸리는 직무특수성 때문이었다.노대통령은 8일 하오 청와대핵심참모들이 배석한 가운데 중립내각구성문제를 논의하면서 당초 안전내무장관의 기용방침을 철회키로 하고 각당에 이사실을 은밀히 통보했다.김청와대대변인은 이신임안기부장의 기용에 대해 『경호실장으로서 노대통령의 9·18결심의 참뜻을 알고 실천할 수 있다고 판단한데다 육군정보사령관등을 지내 전문지식을 갖췄고 경호실장업무가 안기부장직무와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거실무를 맡은 내무장관에 재야법조인인 백광현전법무연수원장을 기용한 것은 중립성시비를 없애고 앞으로 선거관리를 법대로 단호하게 처리하기위한 조치로 전해지고 있다.특히 백신임장관은 사심이 없어 주위의 신망이 두터운데다 검찰에 재직할 때 별다른 사고가 없었던 「복이 많은 사람」이라는 점도 내무장관 발탁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법무장관에 판사출신인 이정우전대법원판사를 기용한 것도 검찰업무와 법무행정의 중립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이신임법무장관이 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지내는등 행정경험이 있고 고시8회의 원로급인데다 검찰과의 관계가 원만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혁인공보처장관과 김동익정무1장관은 최종 조정과정에서 역할이 맞바뀌었다.청와대참모진은 당초 김중앙일보고문을 공보처장관으로 내정했으나 특정언론사와 오랜기간 인연을 맺어왔다는 점이 결격사유로 지적됐다는 것이다.이에따라 언론계출신에다 3공시절 청와대정무수석을 지낸 유국제교류기금이사장을 공보처장관으로 임명하고 그대신 정치부기자생활을 오래해 현실정치에 대한 감각이 뛰어난 김중앙일보고문을 정무1장관에 기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개각에서는 현승종총리의 제청권이 역대 어느 총리보다도 충분히 반영된 점도 특이하다.현총리는 8일 하오 노대통령과의 2차례에 걸친 논의과정에서 신임각료들을 일일이 천거해 실제로 반영시켰다고 9일 밝혔다.중립내각총리의 권한강화는 「소신곧은 원리원칙주의자」현총리가 몇차례의 고사끝에 취임하면서부터 충분히 예상됐었다.

새내각은 노대통령이 이날 하오 특별담화를 통해 분명히 천명했듯이 헌정사상 가장 공명정대한 선거를 치르겠다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법을 어기는 행위에 대해서는 누구를 막론하고 법대로 다스리고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철저히 지키겠다는 각오다.중립내각의 출범목적이 앞으로 대선과정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표출될 지 주목된다.<김명서기자>
1992-10-1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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