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하여/노영희 시인(굄돌)
기자
수정 1992-09-18 00:00
입력 1992-09-18 00:00
특히 있는 그대로의 인간,생긴 그대로의 인간,성격 그대로의 인간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마음의 수양을 필요로 한다.사실 이쁘게 행동하는 사람이 더 이뻐보이고 밉살맞게 나오는 사람이 더 미워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도 인간이 인간다운 모습은 그 한계를 뛰어넘는데 있지 않은가.
나이를 먹으면서 이제 어느정도는 사람에 대해서도 담담해졌기 때문에 그렇게 원색적인 감정은 갖지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힘든 건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이다.그 사람의 장점과 단점,그리고 처한 상황을 옴싹 다 받아들이자니 무한한 인내심이 뒤따라야 하고 때론 지혜도 필요하고 정성도 많이 들고 무조건 자신을 다 내어줘야 할 경우도 있다.인간이란 묘해서 하루에도 몇번씩 마음이 변할수도 있고 속으로는 상대방을 엎었다 뒤집었다 수도없이 할 수도 있어서 정말 참 인격자가 되지않으면 남을 사랑할 수 없는 것 같다.항상 내 어머니처럼 무조건 인간을 사랑하자고 다짐도 해본다.어떤때는 푸근하고 넉넉한 지리산처럼 사람을 안아주자고 맹세도 해본다.온갖 저항과 아픔을 받아들이는 대지처럼 되자고도 자신을 채찍질 해본다.
인간사랑이란 그래서 내겐 모든 뜻을 이루기보다 더 높은 도덕적 가치로 자리잡고 있다.특히 내게 고통을 주는 화를 입히는 사람을 사랑하기위한 노력을 매일매일 해본다.그런 행동이 나오게된 상대방의 환경과 처지를 곰곰 생각해보면 마음 깊숙이 받아들이게 되기도 한다.오히려 상대방에게 따지고 지적하게 되면 인간관계가 많이 손상되기가 쉽다.
인내심과 정성,그리고 무조건적인 사랑이 결국은 인간과 인간을 맺어주는 것이다.한 인간을 영혼으로,가슴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그래서 아름답다.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그것이 진실한 사랑이다.
1992-09-18 1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