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S 「공동안보의 틀」마련/「11국정상 평화군 창설」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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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7-08 00:00
입력 1992-07-08 00:00
◎“민족분규 공동대응” 각국 이해일치/전략 핵통제등엔 러­우크라 “평행선”

6일 개최된 제7차 독립국가연합 정상회담에서 이 연합체의 위험한 불씨인 민족분규에 공동대응하기 위한 합동 평화유지군의 창설이 합의됐다.합의도출이라는 회동의 목적과는 정반대로 이견상충의 장으로 마감되곤 했던 연합체 정상들의 만남이 모처럼 알맹이있는 결실을 맺은 것이다.

구소연방이 15개국의 주권국으로 해체되자 공화국간이나 공화국내에 수다한 민족분규의 불이 지펴지고 말았다.워낙 구소연방의 구성및 편입이 독재적 강권의 인위적 소산이었기 때문이었다.기존 국가단위를 무시하고 각 민족들이 제 갈길을 꾀하는 이 「한피붙이」 바람은 당연히 해당 공화국의 위기에 그치지 않고 11개 공화국의 단결체인 독립국가연합의 근저를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12월초 출범이래 공화국간의 알력과 반목으로 군사·경제에 관한 공동틀을 아직도 제대로 엮어내지 못한 독립국가연합은 이같은 이해대립을 지루하게 노정해 사분오열의 붕괴로 이어지는 게 아닌가하는 우려가 심화돼왔다.따라서 이번 합동평화유지군 합의는 연합체에 관한 부정적인 전망을 상당하게 해소시켰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상회담의 전체 맥락과 평화군등 합의점의 실제를 보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연합체의 유대성이 그전보다 유별나게 강화된 것 같지는 않다.모스크바에서 열린 이번 정상회담은 회담시간이 비록 4시간안팎인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현안으로서 부각된 15개 정도의 의제 가운데 엄밀한 의미에서 타협을 이룬 안건은 평화군과 총 7백억달러에 이르는 구연방외채 상환연기에 관한 협상전권 위임 등 단 2가지에 지나지 않는다.또 평화군이 너무 「약」하다.

분쟁당사 공화국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연합체의 안정을 위해 나머지 독립국가연합 구성국들이 자발적으로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는 강성협정이 아니고 ,「분쟁지역에 대한 법적 관할권이 있는 공화국의 동의와 정식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국한한다는 강력한 부대조건이 명기된 것이다.평화유지군 창설 문제는 지난 5월 우즈베크 6차정상회담부터 논의돼 왔는데 7차회동의 최대현안은 기실평화군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략핵 통제」문제였다.

그런데 서방에서조차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 핵문제는 샤포슈니코프 통합군사령관의 반발로 모스크바회동 직전 의제에서 사라지고 말았다.국가연합 창설과 함께 공고하게 수립된 것으로 알려져 서방의 칭송을 샀던 구소연방 전략핵전량의 단일내지 중앙통제(러시아와 통합군)원칙이 사실은 아직도 「왈가왈부」중인 데 지나지 않는 셈이다.

이런 저간의 사정을 훑어보면 아제르바이잔과 심각한 유혈대립을 계속하고 있는 아르메니아의 페트로시얀대통령이 평화군에 대해 『빈 껍데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 점,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참석조차 하지 않은 사실이 보다 독립국가연합과 평화유지군의 실상에 가까워 보인다. 그럼에도 『국가연합 지도자들이 조심스럽지만 보다 공개적으로 화해의 길을 택하고 있다』는 현지 방송논평에서 읽을 수 있듯이 구소연방내의 민족분규해결에 숨통이 조금 트인 것만은 틀림없다.<김재영기자>
1992-07-0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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