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는 시작됐는데…/김경홍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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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6-03 00:00
입력 1992-06-03 00:00
요즘 국회사무처에는 문의전화가 많이 걸려온다.『5월30일부터 14대국회의 임기가 시작됐다는데 실제 의정활동은 언제부터 개시되느냐』는 질문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전화를 건 사람들은 아마도 국회가 어떻게해서 열리는지를 잘 모를는지 모른다.

국회가 열리려면 여야가 개원협상을 통해 일정을 잡고,국회직도 배분하고 그런 다음 엄숙한 개원식을 갖는다.

전화를 걸어온 사람들의 심정은 넉넉히 집작할만 하다.빨리 국회가 열려 자신들이 뽑은 선양들의 의젓한 활동을 보고싶다는 뜻이 아닐까.

그런데 정치권은 머뭇거리고 있다.특히 야당은 국회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고있다.

지난 5개월동안 국회를 열자고 외치던 목소리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등원을 목표로 치고받던 선거열기도 금방 망각해 버린것 같다.

국민들은 국회가 개원되는데 무슨 전제조건이 그리 많은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한쪽이 손을 내밀면 슬그머니 잡아주고 모양새를 갖춘 뒤에 그 다음 열띤 논쟁을 벌여도 된다.

정부·여당의 자치단체장선거연기 방침이 마음에들지않으면 관련법을 개정할 권리를 가진 국회를 열고 그 안에서 따져야한다.

토론회도 갖고 상임위나 법개정소위활동도 하고 논리로 부닥치다 보면 결론이 날 것이다.

설사 수가 모자라 표대결을 벌이거나 저지속에 강행처리된다 하더라도 결과에 대해서는 국민이 심판할 것이다.

이제 국민은 어리석지도 않고 더욱이 정당과 정치인을 선택하는 높은 안목도 가지고 있다.

느닷없이 6개월이나 남은 대통령선거를 두고 벌써부터 후보들이 TV토론을 하자는 얘기도 의외로 들린다.

순서가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만약 대선을 의식한 국회운영이 불가피하다면 먼저 국회를 열고 정책대결을 벌여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야한다.

정권의 향배는 장내에서 민생을 위해 누가 얼마 만큼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국회의원이 국회에 들어가지 않겠다니 누구더러 대신 들어가란 말인가.
1992-06-0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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