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참뜻 훼손땐 단호 대처”/노 대통령,당원로들과 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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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5-07 00:00
입력 1992-05-07 00:00
◎두후보간 상호비방·원색적 인신공격 없어야/결과승복 않으면 반역사적 인물로 지탄받아

노태우대통령은 6일 하오 민자당의 김종필·박태준최고위원등 원로들을 청와대로 초치,『차기대통령후보경선이 상호비방과 과열로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공명정대한 경선이 될 수 있도록 자제와 호양의 정신을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1시간20분동안 진행된 이날 모임에서 참석자들의 대화요지는 다음과 같다.

▲노대통령=(권익현당선자에게)오늘 김영삼후보의 청주대회에 다녀왔지요.분위기는 어떻던가요.

▲권당선자=무난히 진행되었습니다.앞으로도 잘되리라고 봅니다.그러나 전당대회후 후유증이 없도록 지금부터 잘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대통령=(채문식고문에게)경선과정을 어떻게 보십니까.

▲채고문=이종찬후보진영의 피해의식이 큽니다.적어도 전당대회 당일 두후보가 대의원들 앞에 함께 나와서 선을 보이는 것이 보장되어야겠습니다.당규상 안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당규를 지금이라도 고쳐야겠습니다.

▲노대통령=「형님 먼저 아우 먼저」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보여져야겠습니다.(노재봉당선자에게)비교적 객관적 위치에 있고 정치학에 조예가 깊으니 고견을 들려 주십시오.

▲노당선자=경선이 잘만 매듭지어지면 우리 정치사에서 획기적인 일이 될 것입니다.자유경선의 관행이 확립되도록 모두가 합심·협력해야겠습니다.

▲노대통령=자유경선과 당내 민주화를 포기한다는 것은 역사를 역류하는 것입니다.제일 중요한 것은 각 후보가 자제와 호양의 미덕을 발휘하는 것입니다.내 경험에 비추어 먼저 양보하는 쪽이 최종적으로 승리합니다.

▲박준규국회의장=두 후보가 3가지 문제에 대해 분명히 대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첫째 경선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국민에게 다짐해야하고,둘째 두후보가 표방하는 개혁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혀야 하며,셋째 집권하면 이 헌법 아래서 의회민주주의를 어떻게 운영하겠다고 소신을 밝혀야합니다.

▲노대통령=경선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는 것은 내가 처음부터 강조했습니다.경선결과에 승복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반역사적·반국가적인 사람으로 지탄을 받을 것입니다.두후보가 그런 일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윤길중고문=합동연설회는 관철되어야 합니다.두후보가 나와서 정책토론을 벌이는 기회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김최고위원=서로 양보합시다.나는 지금 김후보추대위 명예위원장이지만 경선의 의미가 살아야 한다는 대의를 중시하기 때문에 편파적이 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우리 서로 한도를 지키면서 경쟁해야 합니다.화합해야 합니다.

▲노대통령=최선이 아니라 차선을 택하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흑백논리를 버려야 합니다.우리 경선은 부부싸움처럼 칼로 물베기가 되어야 합니다.축제로 매듭지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양후보간에 벌이고 있는 경선모습은 당과 국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당의 명예를 훼손시키고 원색적인 상호비방과 인신공격에 열중하고 있어 국민들이 실망과 걱정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당원로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특정후보를 당선시킨다는 것보다도 경선이 깨끗하게 마무리되도록 보살펴 주는 일입니다.자기진영의 이익만을 앞세우는 경우에는 상대진영의 입장을 설명해 주고 이번 기회가 아니면 끝장이라는 조급함을 버리고 자유경선의 정신을 살리는 것이 역사의 순리임을 강조해 주십시오.

앞으로도 계속해서 일반선거의 폐단과 똑같은 행태가 벌어진다면 나는 당총재로서 주어진 권한과 책임을 갖고 단호히 대처할 것입니다.

우리당은 양후보와 그진영의 전유물이 아닙니다.조국의 운명을 우리당에 맡긴 수백만 당원과 수천만의 국민들이 더욱 소중합니다.<김명서기자>
1992-05-0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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