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금속 노조/「10가지 말버리기」 운동(경제화제)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1992-05-03 00:00
입력 1992-05-03 00:00
◎“무심코 던진 말에 근로의욕 저하”/“회사적자 우리 책임” 의식 확산/“일하는 분위기 살리자” 자발 참여/생산직서 출발 임원진에까지 확산

『열심히 일한다고 봉급 더 주나』최근 근로의식이 해이해지면서 어느 직장에서나 근로자들 사이에 흔히 나누고 있는 말이다.국내 최대의 비철금속 제조업체인 럭키금속(사장 박수환)노동조합은 지난달 13일부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운동의 하나로 이같은 말들을 쓰지말라는 「10가지 말 버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럭키금속 노조가 쓰지 않기로 한 말들은 「대충대충 하지 뭐」「설마 무슨 일이 있으려고」「시키면 시키는대로 해」「우리 회사는 똑똑한 사람이 너무 많아」「이건 우리가 할 일이 아니야」「규정이 그렇게 돼 있는데 뭐」「출세하려면 줄을 잘 서」「기능직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뭐」「타부서에서는 어떻게 하지」등이다.

▷버려야할 말◁

시키는대로 해… 똑똑한 사람 많아

우리 할일 아니다… 규정이 그런데 뭐

출세위해 줄 잘서… 타부서 하는대로

우리일 아냐… 기능직 하는일 다그래

대충대충 하지… 설마 무슨일 있겠나

럭키금속의 말버리기운동은 운동 자체가 이색적인데다 노조가 자발적으로 시작한 일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처음에는 노조원 자신들도 이 운동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반신반의 했지만 근로분위기가 되살아 나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박령구노조위원장(43)은 『지난해 3백억원의 적자를 낸것은 비단 경영진의 잘못 뿐아니라 1천2백여명의 노조원에게도 똑같은 책임이 있다고 보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우선 실천하기 쉬운 말버리기운동부터 시작했다』면서 『무사안일주의와 냉소주의 등을 배척하기 위한 운동이 노조원들로부터 한때 오해를 받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모두가 이에 동감해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럭키금속노조가 이 운동을 시작하게 된 것은 생산현장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던지는 말들이 근로의욕과 작업능률을 떨어뜨리고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이 운동과 함께 「5대 실천운동」도 벌이고 있다.

5대 실천운동은 ▲제 몫을 다하고 하루일과를 마친다 ▲일과시작 10분전 작업준비를 완료한다 ▲식사시간을 엄수한다 ▲점심시간중 오락 및 휴식을 일과시작 5분전에 종료한다 ▲목욕은 일과가 끝난뒤 한다는 것이다.

송철희 노조사무국장은 『실질적으로 나눌 수 있는 「몫」을 크게 해놓고 회사측과 임금협상이든 노사협상이든 벌여야 한다』면서 『노조원의 마음에서 저절로 우러나 이러한 실천운동과 말버리기운동을 벌이고 있어 효과가 크다』고 분석했다.

회사측도 노조의 이같은 운동을 적극 뒷받침하고 있다.지난해 연말 취임한 박사장은 수시로 온산공장과 장항공장에 들러 노조원들과 터놓고 경영실적 등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임원·간부들에게도 이 운동을 실천하도록 했다.<오풍연기자>
1992-05-03 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