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 새유행 “TV로 책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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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4-16 00:00
입력 1992-04-16 00:00
◎고려원·다나등 성공이후 참여사 늘어/작년 4개사가 광고비 10억이상 사용/“독자에 가깝게” “저질베스트셀러 양산” 엇갈린 시각

학습지,전집류에 이어 단행본의 TV·라디오광고가 늘어나면서 문학도서도 본격적인 방송광고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그동안 문학도서 광고를 주로 신문 잡지 등 인쇄매체에 의존해왔던 출판사들이 고려원·다나·행림출판사의 TV광고를 통한 성공에 고무되어 방송광고에 나서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지난해 장원·사계절출판사가 새로 TV광고를 시작한데 이어 올해초에는 해냄·열음사가 각각 TV광고에 뛰어들었으며 라디오광고쪽에서도 최근 늘푸른·백상·출판사가 새로 가세했다.이밖에 한길사·혜서원도 방송광고를 고려중에 있어 앞으로도 방송에 광고를 내는 출판사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문학단행본 출판사들의 방송광고로 인해 지난해 출판사들의 총 광고비는 2배의 증가율을 보이며 사상 처음 1천억원을 넘어섰다.주로 문학 단행본을 펴내는 출판사로 지난해 10억원 이상의 광고비를 투자한 곳도 고려원을 비롯,장원·다나·서울문화 등 4개 사에 이르렀다.또한 KBS의 경우 TV·라디오를 합쳐 주당 36건,광고액으로는 월간 1억2천만원선을 수주,전년에 비해 2배이상의 신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출판사들의 이같은 방송광고는 불황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대체적으로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86년 홍명희의 소설 「임꺽정」을 출간하여 91년까지 40만권을 팔았던 사계절출판사는 지난해 12월부터 TV광고를 시작한지 불과 4개월만에 25만권을 판매하는 실적을 올렸다.올해초부터 정동주씨의 소설 「단야」를 TV와 라디오를 통해 광고했던 열음사의 경우도 현재까지 35만권 이상을 판매했다.이밖에 도서출판 장원도 TV광고이후 하루 5천∼1만권의 매출을 손쉽게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상은 독서경향이 가벼운 흥미위주로 바뀌어가는 시점에서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방송광고도 어느정도 효과적임을 보여주는 것이다.이는 특정한 한 책이 한 사람에 의해 여러번 구매되지 않기 때문에 과장적이고 정서적인 선전공세로도 후유증이 없이독자를 끌수 있다는 방송광고논리에 의해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광고는 아직 보편적인 것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방송광고를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의 하나는 바로 엄청난 광고비의 부담이다.비교적 비용이 저렴한 라디오광고에 비해 TV광고는 상당한 광고제작비를 비롯,30초당 2백만원에서 8백만원에 이르는 높은 비용이 요구된다.한달 평균 1억원 정도가 TV광고료로 지출되게 마련인데 통상적으로 광고비가 책값의 15%를 넘어서면 손익계산상 적자를 기록,출판사의 재무구조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또다른 이유는 광고효과 측정이 과학화 돼있지 않아 방송광고 효과를 무조건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이다.실제로 라디오방송 광고를 하고 있는 백상·언어문화사·늘푸른·청조사 등에선 광고효과에 대해 만족치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따라서 방송광고는 아직까지 인쇄물 광고의 보조역할에 그치는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광고제작자들의 책에 대한 인식 또한 부족하고 방송광고 자체도 출판사 이미지광고의 성격이 짙다.

이같은문학물의 방송광고는 불황과 서점의 협소한 진열공간을 극복하고 독자를 한층 책에 가깝게 한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무분별한 광고경쟁으로 선택기준이 없는 독자들을 오도,베스트셀러를 양산한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방송광고를 타는 함량미달의 많은 책들의 물량공세로 인해 좋은 책들이 읽혀질 기회가 줄어든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그것이다.이에 대해 한 문학관계자는 『올바른 독서지도와 공공도서관의 제기능 발휘 등을 통해 광고 없이도 좋은 책이 읽힐 수 있는 여건조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백종국기자>
1992-04-1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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