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 면한 극동정유 정상화 될까(경제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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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4-16 00:00
입력 1992-04-16 00:00
◎현대측의 580억 납입여부 미지수/산은선 납입자본 늘려야 출자가능/유개공은 수권자본까지 걸림돌로

이달 18일로 예정된 극동정유의 유상증자 납입일이 오는 5월22일로 늦추어지고 금융기관의 대출금 회수도 연장됨에 따라 극동정유가 일단 부도는 모면했다.앞으로 한달 동안 전체 증자액 1천1백60억원중 산업은행과 유개공이 약 5백억원을 증자하고 절반인 5백80억원은 현대측이 떠맡도록 한것이다.이는 현대가 5백80억원을 제대로 납입한다는 전제로 짜여진 계획이다.

그러나 실제 증자가 이루어지기에 앞서 풀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대출금을 출자로 전환하는 산업은행이나 증자에 참여해서 지분을 늘리는 한국석유개발공사가 모두 정부투자기관이라 해당 규정의 제한에 걸리기 때문이다.

다른 기업에 대한 국영기업의 출자는 해당 국영기업의 납입자본금 이내로 제한돼 있다.산은의경우 이미 출자 한도가 납입자본금 1조3천4백20억원에 꽉 차 있어 극동에 출자하려면 납입자본을 더 늘려야 한다.산은의 수권자본금은 1조5천억원이므로 자금만 마련해서 납입자본금을 늘려주면 비교적 문제가 쉽게 풀린다.

수권자본금 5백억원에 납입자본금 4백21억원인 석유개발공사의 경우 역시 출자한도가 차 있어 납입자본금은 물론 수권자본금까지 늘려야 한다.그러나 수권자본금을 늘리려면 정관을 바꿔야 하고 정관을 바꾸려면 유개공 설립법까지 고쳐야 하는 문제가 있어 산은과는 달리 한달이라는 짧은 기간에 해결하기가 어렵다.자금마련에도 두 기관에 정책적 배려를 해 주어야 한다.

정부는 유개공의 증자참여가 어렵게 될 경우 석유사업기금에서 직접 증자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극동사태는 대기업의 대주주 사이에 불화가 빚어질 경우 경영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장사장측과 현대그룹이 50%의 지분을 사이좋게 나눠가지고 있던 극동은 국내 최초로 윤활기유를 생산하며 짭짤한 수익을 올렸었다.그러나 86년초 장사장측이 일방적으로 영국의 국제석유자본(메이저)인 BP사와 합작계약을 하면서부터 갈등이 빚어졌다.자신의 지분이 30%로 낮아지는 합작계약을 현대가 거부함으로써 BP는 철수했고 종전까지 극동의 경영에 일체 간섭하지 않던 현대가 극동에 임원을 파견하면서부터 사사건건 반목하기 시작했다.



6만배럴의 증설공사와 3만4천배럴의 중질유 분해시설 공사때에도 기자재 발주와 시공에 이르기까지 불화가 끊이지 않다가 중질유 분해시설에 불이 나는 바람에 빚더미에 올라 앉은것이다.

정부는 이번에 증자가 이루어진 뒤 원활한 경영을 위해 1천억원을 추가로 증자할 계획이다.<정신모기자>
1992-04-1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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