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의 산불 기록(사설)
수정 1992-04-07 00:00
입력 1992-04-07 00:00
바로 지금이 원래 산불조심기간이기는 하다.한해 평균 2백여건의 산불에서 70%가 4월에 난다.날씨마저 이때엔 어김없이 건조주의보를 내리게 돼 있다.따라서 반복해오는 언급의 하나가 나무심기보다 심은 나무 지키기가 더 급하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이 역시 산림행정만 보고 따지기도 어렵다.우선 산림공무원이 태부족이다.산림공무원 1명당 2천5백㏊의 산림관리가 부여돼 있다는 것은 특별한 분석자료도 아니다.군단위로 보면 5천㏊를 맡고 있는 곳도 있다.효율적 산림관리는 무망한 것이다.그래서 나온 대책이 산불예방 등산로 차단이다.올해도 3월부터 16개 국립공원은 3개월간 입산금지조치를 했다.
산불이 많이 났던 2천9백여개의 산들도 입산통제는 하고 있다.산림청은 전국 등산로 9백70여곳중 4백80여곳을 폐쇄하고 1만3천여명의 산불감시원을 유급으로 배치한 것도 알고는 있다.결국 국민 하나하나가 스스로 산불감시원의 의식을 가져야한다는 원칙에 되돌아 오게 된다.
기능적인 능력의 문제도 있기는 하다.여하간 이미 난 불은 또 가능한 한 빠르게 꺼야 한다.산불진화장비가 어느정도는 있어야 하는 것이다.하지만 동력펌프마저 없는 군이 있다는 것도 알려진 사실이다.산불진화용 헬기 1대를 아직 갖추지 못한 도도 있다.경남·북지역이 그곳이다.이 모든 것이 물론 예산확보에 연관된 일이지만 나무심기의 세계적 경향에 비추어 보면 관점의 대전환을 해야만 할 과제가 바로 조림과 육림이다.
오늘에 있어 산림은 환경오염 극복의 가장 확실한 대안으로 돼 있다.미국·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들은 이미 10억그루의 새 나무심기운동의 중반쯤에 와 있다.지구의 탄소배출량중 15%까지를 나무가 정화시켜준다고 보기때문이다.그러나 우리는 산불만이 아니라 병충해방제의 취약성과 골프장등 이런저런 이유의 개발로 매년 2천4백만평씩 산림을 소멸해가고 있다.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80년부터 90년까지 총 산림면적 6백47만6천㏊에서 1.4%인 9만1천7백㏊가 이런 이유들로 감소됐다.
그런가 하면 조림은 점점 더 불가능해지고 있다.예컨대 강원도 영림서는 지난달 경제수림을 심기 위해 조림작업단을 만들려 했으나 실패하고 말았다.일당 2만1천원의 임금으로 인력구하기란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지난 3월까지 났던 산불을 원인별로 보면 입산자실화 14건,논두렁 등에서의 농산폐기물소각 14건,성묘객실화 3건,어린이 불장난 1건으로 되어 있다.다시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은 심지는 못해도 태우지는 말아야겠다는 국민 모두의 철저한 결심이다.
1992-04-0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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