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은 대학에서 실험은 연구원에서/「학·연협동연구」 뿌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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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2-03-03 00:00
입력 1992-03-03 00:00
국내유일의 정부출연 종합연구소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때아닌 석·박사학위과정 학생들의 연구열기가 뜨겁다.
학위과정동안 정부출연연구소인 KIST에 출근하면서 실험·실습을 통해 학위논문을 작성하는 이른바 「학·연협동연구과정」이 올 새학기에 맞춰 본격적인 「연구소 코스」를 시작했기 때문이다.이 과정은 연구·실습 및 논문작성은 연구소에서 하고 이론강의와 학위는 소속대학에서 받는 새로운 제도.
지난해부터 KIST와 고려대·연세대간에 시행된 제도로 40명의 석·박사 과정학생들이 지난해 학교에서의 이론과정을 마치고 새학기를 맞아 학교 아닌 연구소에 「공부」하러 나오고 있다.고대·연대에 이어 92학년도 대학원 신입생부터는 한양대·경희대도 이러한 학·연협동 석·박사과정이 개설됐다.또 인원도 늘어 올해부터는 고려대(1백27명)·연대(75명)등 해마다 모두 3백53명의 「연구소에서의 연구·실험을 통해 학위를 받는」고급 과학기술인력들을 대학과 연구소에서 받아 양산하게 된다.
이 제도는 국내에선 KIST와 이들 대학간에 처음 시작하는 것이지만 외국에선 현장감지닌 산업기술인력을 기르기 위해 독일의 막스프랑크연구소,프랑스의 국립과학연구센터,영국의 크랜필드 연구소(CIT)등 세계적인 연구소들이 주변 대학들과 시행해 오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 들어오기 위해선 연구소 및 산업체에서의 근무경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학생전원이 직장인이기도 하다.일부는 회사를 휴직하고 또 일부는 해당 회사의 장기연수제도를 이용해 이 과정을 밟고 있다.
동부제강기술연구소 주임연구원을 지내다 회사의 장기연수제도를 이용,고대에 개설된 이 과정 박사학위과정(금속)을 밟고 있는 최형일씨는 『일반대학에선 이용하기 어려운 각종 실험설비들을 원하는 때 이용할 수 있고 이론연구보다는 실용화연구에 더 중점을 두는 연구소전문가들의 지도를 받으면서 학위논문연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일반대학원과정을 이수하는 것보다 산업체에 몸을 담고 있는 기술인력으로서는 더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KIST 권오관박사 연구실에서 박사과정(고려대 화학과)을 밟고 있는 최주환씨(한국석유품질검사소 연구담당과장)역시 『직장에서의 업무와 자신의 연구가 일치된다(윤활유에 관한 연구)』며 『이론에 치우치지 않고 실용성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연구소에서 연구주제를 잡아 연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그러나 그는 일주일에 이틀간씩만 연구소에 나오고 나머지 4일은 회사에 출근해야하는 경우.최과장은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과정에 입학하고도 직장의 휴직등의 허락을 받지 못해 중간에 학업을 포기한 것으로 안다』며 고급기술인력양성에 대한 산업계의 인식변화를 아쉬워했다.
이호인박사(KIST학연운영실장)는 『교육부의 인정을 받아 이루어진 이 과정은 산업체 고급 기술인력양성을 우선 목적으로 한다』며 『각 기업체에서는 그 회사가 갖고 있는 핵심애로기술을 연구원을 통해 풀어보려고 이 과정에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고 연구소에서는 연구소가 갖고 있는 각 연구성과를 기업에 전수시키는 것과 동시에 국책연구를 진행할 우수한 인력들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있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KIST에선 이 과정학생을 5백명까지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이석우기자>
1992-03-0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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