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화추진 일관성있게(사설)
수정 1992-02-17 00:00
입력 1992-02-17 00:00
그러나 KDI의 이번 일관성문제제기는 시기상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을뿐 아니라 정책의 일관성문제가 자칫 흐트러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어 관심을 끈다.
최근의 우리경제는 크게 보아 지난해의 상황과 달라진 것이 없다.물가가 크게 진정된 것도 아니고 국제수지적자가 완화된 것도 없다.외형적으로는 그렇더라도 내용면에서는 달라지는 기미만은 보이고 있다는 증거들은 많다.우선 내수가 진정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고 성장이 잠재성장력수준으로 낮아져 실질적인 내실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또 물가상승률 역시 1월중에는 지난해의 절반수준이하로 떨어졌고 1·4분기중 상승률도 소비자기준 지난해의 4.9%에서 올해는 3.5%로 낮아질 전망이다.
여기에 무역적자는 아직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있으나 수출증가율이 회복되고 수입증가율은 둔화되는 다소 희망적인 싹이 보이고 있다.
이같은 상황전개가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시간을 두고 기다린다면 그동안 나타났던 경제에 대한 우려의 상당부분은 해소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생기게 된다.
이러한 기대는 지금의 안정화시책이 줄기차게 이어질때만이 가능하다.그러나 경제를 둘러싼 모든 상황논리를 감안한다면 정책의 일관성이 지속될 수 있을까 의문이다.이것이 KDI가 우려하는 것일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걱정스럽게 여기는 대목이기도 하다.올해는 경제성장이 7.5%로 지난해의 8.7%에 비해 낮아지고 1·4분기중만 하더라도 지난해의 8.9%에서 7.3%로 크게 감속될 전망이다.이러한 현상은 안정화시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면서 과소비 등으로 야기됐던 거품경제가 사라지고 경제자체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과정으로 보고싶다.KDI나 한국은행등도 이같은 분석에 이의를 달지는 않고 있다.그러나 적어도 총선과 대통령선거를 거치는 과정에서 경기둔화에 대한 걱정과 경기진작을 요구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정치권은 선거를 의식,이를 수용할 가능성도배제할 수가 없는 것이다.
경제안정화시책은 모든 경제주체가 당장의 고통을 참고 허리띠를 졸라매라는 것으로 정치권으로서는 인기없는 정책임에 분명하다.최근 우리경제가 어려워진 원인이 경제논리에 의해 경제정책이 추진되지 못하고 정치논리를 앞세운 때문이라는 비판의 소리가 많이 들리고 있다.전적으로 옳다 그르다는 차원을 떠나 적어도 중요한 원인의 하나임에는 틀림없다.지금 우리가 그같은 전철을 또다시 밟을 때도 아니거니와 경제외적인 요인에 의해 경제정책의 일관성이 무너진다면 물가를 안정시킨다든가 경쟁력을 확보해서 무역적자를 줄인다는 노력은 무위로 끝날 것이다.어려워진 경제를 치유하는데는 좋은 처방도 있어야겠지만 시간과 줄기찬 인내가 더없이 요구된다.
1992-02-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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