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흐름 바로잡아야 할 이유(사설)
수정 1992-01-10 00:00
입력 1992-01-10 00:00
국민들이 올해 경제를 우려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네차례에 걸친 선거다.선거로 인한 들뜬 분위기의 조성은 물론이고 선거에 투입되는 막대한 돈이 결국 물가심리를 흔들어 놓을 것이기 때문이다.최근 한국은행은 선거를 전후한 기간의 통화량이 급격히 높았다는 분석자료를 내놓았다.한두차례도 아니고 네번이나 치러지는 선거로 인한 영향을 걱정하는 것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래서 올해는 그 어느때보다도 통화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더구나 지난해부터 기업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시중의 실세금리는 유례없이 높았고 아직도 그같은 현상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이런 와중에서 기업이 생산자금으로 쓰겠다고 은행에서 빌려간 돈이 엉뚱하게 소비성자금화 된다든가 선거자금으로 흘러 들어간다면 경제는 말할것 없고 개별기업으로서도 불행한 일이 아닐수 없다.
선거로 인한 우려의 일부를 불식시키고 자금의 건전한 흐름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은행의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이미 은행에서 나간 돈이 제대로 생산쪽에 쓰여지고 있는지 관리를 철저히 하는 길외에 다른 묘안이 있을 수 없다.
은행의 여신심사제도는 지금도 있다.그러나 과거의 예에서 보면 제조업으로 나간 돈이 사치성·소비성자금으로 둔갑되거나 기업의 재테크자금으로 사용된 경우가 많이 목격되었다.
그런 정도의 구멍난 여신심사제도로 자금의 흐름을 바로 잡기는 어렵다.기왕에 은행창구를 통해 나간 돈일지라도 목적외의 곳으로 흘러가는지를 철저히 감시하고 관리하는 일이 중요한것이다.
원칙적인 의미에서 재무부의 취지나 의지는 평가할수 있으나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기는 쉽지가 않을 것이다.자금에 꼬리표가 붙어있는 것도 아니고 인력이나 제도등 현실여건으로도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세무당국과 연계해서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겠다는 것도 은행의 능력만으로는 어렵다는 것을 시사해주는 것이다.그러나 어려운것 이상으로 자금의 흐름을 바로 잡는다는 것은 가치있는 일이다.그런만큼 우선적으로 대출심사를 보다 정밀히,보다 철저히하면서 대출된 자금의 추적에 은행의 조직이 강화되는 뒷받침이 있어야한다.
또 하나는 기업에 대출된 자금이 다른 목적에 사용됐을때 단순한 대출금의 회수등 미온적인 제재만을 취해서도 안된다.상당기간 신규대출을 중단하는등의 강력한 제재가 있어야 할 것이다.
1992-01-10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