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이 서러운 「라파엘의 집」/˝혐오시설˝주민진성…구청,이전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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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1-12-29 00:00
입력 1991-12-29 00:00
◎어린장애아 23명 거리로 나앉을판

『어디로 나가란 말입니까 사람이 사람곁에 사는게 뭐가 나빠요』

서울 종로구 관훈동 84의16 「라파에의 집」(원장 윤재송·46)에 살고있는 어린 맹아 23명에게는 올겨울이 유난히 춥고 우울하다.

대지 1백5평 건평 70평에 2∼5평 크기의 방 10개의 집. 앞을 볼 수 없는데다 말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중복 장애 맹아들인 이들이 장애와 싸우며 그런대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곳이다. 그집이 주민들의 반대 여론 때문에 문을 닫고 이사를 가야하게 된 것이다. 종로 구청은 지난 26일 이웃 주민들의 여러 차례에 걸친 진정에 따라 내년 5월까지 이전토록 올들어 4번째 「이전명령서」를발부했다.

주민들은 『장애 아동들이 내는 고성과 잡담 때문에 밤잠을 이룰수 없는데다 골동품 상가 밀집 지역인 인사동에 외국 관광객의 출입이 잦아 나쁜 인상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자신도 맹인인 윤원장은 『강남구 개포동에 짓고있는 종합사회 복지관이 자금난으로 공사가 중단돼 이사 갈 곳도 없다』며 『사람이 사람곁에 못살면 어디서 사느냐』고 호소하고 있다.

사회 복지 관계자들은 이곳으로 옮겨 온지 2년이 채 못돼 또다시 이전 명령을 받은데 대해 『내집 이웃에는 혐오시설이 들어와서는 안된다는 님비증후군의 하나』라고 우려했다.
1991-12-2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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